제1국은 펑윈 팔단의 승리로 끝났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KBS) 공동 주최, 보해양조 후원으로
18일 경주현대호텔에서 열린 제2기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제1국은 펑윈팔단의 저력을 확인해준 대국이었다.

펑윈 팔단은 냉정하고 침착한 반면운영으로 160수만에 역전 불계승을
거뒀다.

하찬석 팔단의 대국개시 신호로 막이 오른 대국초반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흑을 잡은 이영신 초단은 양화점포석으로 나섰고 펑윈팔단은 약간
생소한 "향소목"포석으로 맞섰다.

향소목은 우칭위엔 구단이 즐겨 사용했던 것으로 20여년전 대유행했던
포석이다.

초반은 이초단의 페이스.이초단이 착실하게 선착의 효를 살려나갔다.

펑윈 팔단의 중앙으로 한칸 뛴 수(백40)가 흑41을 허용해 이초단의
우세가 뚜렷해졌다.

그러나 흑43이 다소 느슨한 수로 초반기회를 놓쳤다.

이 수로 11의 한줄 좌측에 뻗었으면 95의 곳이 매우 통렬해 유리한
바둑이었다.

실리부족을 느낀 펑윈팔단은 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상변에 46으로
다가섰다.

이곳 싸움에서 이초단은 전혀 예상치못했던 강력한 수(흑57)를 구사하며
백을 압박했다.

그런데 59가 약간 무리수여서 57의 효과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백76으로 끊겨 상변 백집이 35집으로 불어나고 우변에도 25집
정도의 확정가가 생겨 오히려 실리는 펑윈팔단에게 넘어갔다.

다급해진 이영신초단은 87, 89로 공격하면서 중앙에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95가 약간 무리수였다.

96의 곳에 날일자로 씌웠으면 어울리는 계가바둑이었다.

이후 이초단단이 중앙두터움으로 약간 만회를 했지만 여전히 불리한
국면이 이어졌다.

흑103이 마지막 악수로서 백104로 받게돼서는 승부가 기울었다.

이초단은 중앙 백대마를 몰면서 역전을 노렸지만 펑윈팔단의 빈틈없는
응수로 무산돼 돌을 거뒀다.

걱정했던대로 펑윈팔단의 노련함을 이초단이 극복하지 못한 아쉬운
한판이었다.

다음 제2국은 20일 같은장소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