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신 초단의 스타탄생이냐 펑윈 팔단의 2인자 탈출이냐 연말 바둑계의
시선이 18.20.22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신문사.

KBS 공동주최 보해양조후원의 제2기 보해컵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에 온통 쏠려있다.

드러난 전력만으로 보면 펑윈팔단이 한수 위다.

펑윈 팔단은 루이 나이웨이(예 위)구단에 이어 세계여자바둑 2인자를
자처하는 강호다.

그러나 이영신 초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섣부른 예측을
불허한다.

홍태선 칠단은 "(이)영신이가 물이 올랐다.

만만치 않을 것이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이영신 초단(18)은 4강진입을 목표로 삼았지만 파죽의 3연승으로
결승에 진출해 바둑계를 놀라게 했다.

이초단은 그간 윤영선 초단(18)에 밀리는듯한 인상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고교(현대고)를 졸업한뒤 무서운 속도로 발전, 오히려
윤초단을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초단은 올전적 31승 1무 22패로 여자기사중 최다대국,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남자기사와도 19승 1무 19패로 대등한 승률을 보이고 있다.

올초에는 여류최초로 본선무대(SBS연승바둑최강전)에 진출했다.

지난주 박카스배 천원전에서도 남자기사를 상대로 4연승을 기록했다.

현재 상승세가 뚜렷해 11월 이후의 성적은 11승 3패.

이영신 초단은 유창혁 육단의 기풍을 좋아한다고 밝히듯이 공격바둑을
구사한다.

백성호 구단은 "전투에 강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침착한 승부근성이 있다.

어머니 박귀희씨는 "차분하고 믿음이 간다"고 딸자랑을 한다.

펑윈 팔단(29)은 루이구단이 8강전에서 일격을 맞고 탈락한 올해를
세계바둑여왕에 등극할 호기로 보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펑윈은 루이 나이웨이에 밀려 2인자의 설움을 받고 있지만 실력은
뒤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첫판을 이긴후 2연패를 당해 루이에게 왕관을
뺏겼지만 내용상으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중국바둑계는 기사간 파벌이 있어 상하이파가 득세하고 있는데 펑윈은
사천성출신이라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펑윈 팔단도 이영신 초단과 마찬가지로 전투력이 강하다.

예선에서 3판 모두 불리한 바둑을 중반전투에서 역전시켰다.

또 기복없는 안정된 실력이 큰장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예쁘장한 얼굴의 펑윈은 수년간 영국에 유학해 영어에 능통하며 일어도
구사하는 국제파기사다.

9세에 바둑을 시작해 83년 중국위기(바둑)선수권대회 여자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팀단장 윤기현구단은 "이영신의 실력이 많이 늘어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펑윈의 냉정하고 노련한 바둑에 이초단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
이다"고 전망했다.

< 백광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