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내셔널 골프코스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골프클럽으로
악명이 높다.

그렇지만 오거스타의 폐쇄성은 곧 그의 명성이라 해도 지나침이 없다.

오거스타가 그와같이 폐쇄적이면서도 전세계 골퍼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데 기여한 일등공신이 있다.

그의 이름은 클리포드 로버츠이다.

오거스타를 건설한 사람이 보비 존스라고 한다면 로버츠는 존스의
유지를 받들어 오거스타를 지상에서 최고의 명문골프클럽으로 일구어
낸 것이다.

아이젠하워대통령은 오거스타를 아주 선호하였다.

그래서 틈만나면 오거스타에 와서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그런데 오거스타의 17번 티잉그라운드 앞에 서있는 커다란 소나무는
언제나 아이크의 티샷을 방해하곤 했다.

이에 아이크는 기회만 있으며 로버츠에게 그 소나무를 베어 없애자고
했다.

그러자 로버츠는 그 소나무를 베는 대신에 그 나무의 이름을 아이크라고
지어 주었다.

프랑크 비어드는 1977년께 투어프로로 뛰면서 CBS의 해설가 및
골프다이제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비어드는 그무렵 오거스타와 매스터즈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골프다이제스트에 약간 비판적인 글을 기고했다.

이를 읽은 로버츠는 즉각 CBS의 골프담당프로듀서이자 감독인 프랑크
처키니안에게 전화를 하였다.

"나는 비어드가 오거스타에 있는 것도 싫고, CBS에 있는 것도 싫소!"
라고.

결국 비어드는 그후 다시는 오거스타에서 뛰지도 못했고, CBS에서
해설하지도 못했다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최고의 명문클럽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민속촌근처에 있는 남부컨트리클럽이라고 대답하는 골퍼가 가장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남부CC는 메켄지와 같은 유명한 설계가가 만든 골프장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가 아는 어떤 골프대가는 그것도 골프장이냐고 반문한다.

또한 오거스타의 보비 존스처럼 설립자가 유명한 골퍼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골퍼들이 왜 남부CC를 최고의 명문이라고
할까?

필자의 단견에 의하면 남부CC에는 오거스타의 클리포드 로버츠와
같은 사람이 한 분 계시기 때문이다.

그분의 이름은 조한창이다.

그는 골프장관리책임자로서 골프장을 건설할 때 최고의 골프장을
만들겠다던 설립자의 뜻을 늘 잊지않고 있다.

무엇보다 필자는 그가 남부CC의 클리포드 로버츠이되 오거스타의
로버츠와는 전혀 다른 색깔로써 한국의 골퍼들을 사로잡으며 그들로부터
남부CC를 한국의 최고명문이라고 대답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은 십여년 전 일본의 오쿠라호텔의 아오키회장을 자주 모신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호텔신라로비의 넓은 공간을 마다하고 담벼락에 붙어 조심조심
걸어다니는 아오키회장의 태도를 그는 늘 의아해 하였다.

어느날 참다 못해 그 까닭을 여쭈었다.

그러자 아오키회장은 대답했다.

"저곳은 손님들이 다니는 곳이라서."

그는 당시 아오키회장으로부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그 감동을 자기네골프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