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경희대한의대 교수>

사람은 직립생활을 하기 때문에 위에 있는 머리와 가슴은 양의 속성을
띠고 아래에 있는 배와 다리는 음의 속성을 띠게 된다.

이것을 자연계에서의 물과 불의 상호관계를 통해 보면 인체의 위 아래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야 건강할수 있는가를 알수있다.

물의 성질은 음성이라서 밑으로만 내려가는 하강성이 있고, 불은
양성이라서 위로 올라가는 상승성이 있다.

그래서 물의 흐름이 있고 불꽃이 타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물은 밑에 고여 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기에 의해 수증기로
변해 위로 올라가고, 불은 위에 떠있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와
이른바 대류현상을 일으킨다.

우리 몸도 이와 마찬가지로 하체쪽에 있는 음기가 상체쪽에 있는 양기와
교류해야만 건강을 유지할수 있다.

자연계의 원리중 인체의 구조를 통해 알수 있는 섭생원리를 살펴보면
영구치는 모두 32개가 있는데(100%가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그중 앞니가
8개, 송곳니 4개, 어금니가 20개이다.

앞니의 하는 일은 채소와 과일을 끊어 먹는데 필요하고, 송곳니는 육류를
찢어 먹는데 필요하며, 어금니는 곡식을 갈아 먹는데 필요하다.

사람이 먹는 음식의 가장 과학적인 비율은 채소류8: 육류4: 곡식류20,
즉 2:1:5로 되어있으며 이렇게 골고루 먹어야 균형잡힌 식사가 되며
건강체를 유지할수 있고 140세까지 거뜬히 살수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섭식의 근본을 중앙토인 비위에 두고 이를 잘 다스려야만
건강하다고 하였다.

즉 다시말하면 아무리 고량진미를 많이 먹는다고 되는것이 아니라
비위에서 소화흡수가 잘 되어야만 기운도 생기고 또 그 기의 힘으로
말초에까지 골고루 영양분을 운반할수 있는 것이다.

가을에는 피부가 건조하고 가려워지므로 노인은 목욕을 자주하지 않는것이
좋다.

가을에 건조한 것은 기침을 유발하고 인후의 윤기를 없애며 입안을 쉽게
마르게 한다.

이럴때 배를 생으로 먹으면 청열효과가 있으며 쪄 먹으면 음기를
보충해준다.

짜낸 배즙에 설탕을 넣고 졸인 추리고가 있는데 이것은 자음, 폐를
맑게하는 윤폐의 효능이 있어 가을에 많이 먹으면 추조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