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경희대 한의대교수>

"SLE"하면 무슨 영어학원 이름같지만 실은 전신성 홍반성 낭창(Systemic
Lupus Erythematous )의 머리글자만을 딴 조금 낯선 질병 이름이다.

늑대나 창을 뜻하는 루푸스(낭창),불긋불긋한 반점의 홍반,그리고 온
몸이라는 의미의 전신성을 결합하면 이 SLE는 신체의 여러 조직과 장기에
창에 찔린듯한,늑대에 물린듯한 파괴적인 병변이 무척 다양하게 나타나는
질환임을 알수 있다.

이러한 병변은 류머티즘관절염처럼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가항체가 탄생하고 이 자가항체가 다시금 우리 몸을 파괴시키는 이른바
자가면역반응 때문이다.

같은 자가면역성질환이면서도 류머티즘관절염의 주된 공격목표가
관절인 반면 SLE는 온 몸을 공격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훨씬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진단과 치료에도 여간 애를 먹게 된다.

초기에는 열이 나고 관절이나 근육이 쑤시고 아프며,쉬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또 얼굴이 붓고 머리카락도 잘 빠지며 겨드랑이나 목 사타구니
등의 임파선이 커지기도 한다.

아울러 입속이 잘 헐고,코와 양뺨에 붉은 반점이나 발진이 생기며,
추워지면 손끝이 혈행장애로 창백하게 변하는 레이노현상도 나타난다.

이외에 관절염 늑막염 복막염 심낭염 빈혈등도 발병시기에 관계없이
관찰할수 있는데,환자의 과반수 이상은 콩팥에 장애가 생겨 지난 주에
설명한 신증후군이 나타난다고 알려지고 있다.

SLE의 치료는 현재까지 스테로이드제의 대량 투여가 그나마 가장
적절하다고 인정될 만큼 쉽지 않다.

특히 신증후군의 증상을 동반하는 SLE는 더욱 치료가 쉽지 않은데,
만성신부전으로 이행하면 혈액투석과 같은 인공신장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온독발반,혈열발반등의 병증을 참고하여 SLE를 치료하게
되는데,조직학적으로 신장에 많은 손상이 초래된 경우는 역시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SLE 또한 신증후군처럼 한.양방 병행치료가 효과적이며 부작용도
줄일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치지 않다.

치료가 어려운 질환일수록 예방의 의미는 더욱 돋보이는 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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