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호 75타, 조철상 77타, 최광수 74타, 한영근 73타.

이들은 모두 첫날경기에서 60대스코어를 기록하며 우승을 꿈꾸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95금영슈페리어오픈 2라운드경기에서 약속이나 한듯
오버파스코어를 내며 추락했다.

그 이유는 대회개최지인 용인프라자CC에 있었다.

골프장측은 대회도중에 그린을 바꾸었다.

프라자CC측은 전날까지 사용하던 A그린이 손상된다는 이유로 이날
갑자기 B그린사용을 통보했다.

이날 아침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경기흐름상이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거리측정을 A그린으로 해놓았는데 갑자기 B그린을 사용하라고
하니 당황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

선수들은 모두 얼굴이 굳어 있었다.

"해도 너무 한다" "아무리 프로골퍼들이 박대받고 골프장입김이 강하다
해도 대회도중에 그린을 바꾸는 경우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B그린
컨디션은 A그린과 너무 달랐다. 어떤 그린은 샷이 그대로 튀어 나갔고
어떤 그린은 볼이 그대로 박혔다. 도저히 겁이 나서 샷을 할수 없었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김종일같은 선수는 버디를 무려 6개나 잡고도
76타를 치기도 했다.

골프장측은 이에대해 "지난해 그린이 모두 망가져 새로 파종을 했는데
대회를 계속하다가는 그린이 모두 절단날 것으로 보였다. 그린 때문에
당초 대회를 치르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8일의 2라운드경기에서는 69타가 베스트스코어였고 그것도 단 4명에
그쳤다.

합계 4언더파 140타의 공동선두권에는 김진영 김홍식 안용준 등 생소한
이름들과 함께 한영근이 겨우 끼어 들었다.

93년 프로에 입문한 아마추어 국가상비군 출신의 김진영은 이날 버디
5개에 보기2개로 3언더파 69타의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했고 한영근은
2·15번홀에서 보기를 범한후 16번홀에서 버디 1개를 만회하며 73타를
쳤다.

외상호는 141타로 공동 5위권이고 박남신 조철상은 145타로 공동17위권.

2라운드결과 150타이내의 프로 56명과 아마추어 6명등 62명이 커트오프
를 통과했다.

<김흥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