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X이론"이 될수밖에 없다.

영원히 미스터리의 이론이자 언제나 이율배반적인 이론이란 뜻이다.

예를 들어 볼까.

골프이론중 하나는 망치로 못을 박듯 볼을 치라는 것이다.

못을 박는 것은 볼을 때린다는 의미로 볼수 있다.

못박는데 폴로스루는 있을수 없다.

그런데 또 다른 가르침은 스윙으로 골프를 치라고 권한다.

볼은 단지 클럽이 지나가는 궤도의 부분적 타점에 그친다는 이론이자
피니시까지 염두에 둔 이론이다.

그 두가지 이론들은 모두 일리가 있지만 개념은 다르다.

그러니 골퍼들의 머리속은 당연히 복잡해 진다.

예를 하나 더 들까.

흔히 "골프는 거리와 방향의 게임"이라고 한다.

거리와 정확성중 하나를 택해야 하고 그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을수는 없다고 얘기된다.

그러나 그거야 말로 "웃기는 소리"다.

볼은 똑바로 날아야 거리가 나는 법이고 거리가 나려면 똑바로 뻗어야
한다.

거리와 방향은 결코 두마리 토끼가 아니라 언제나 "단 한마리의 토끼"
이다.


<>.결국 골퍼들은 사고방식을 뒤바꿀 필요가 있다.

그 수많은 이론이나 속성을 모두 섭렵하고 모두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키려 하면 정작 "자신만의 기준"은 하나도 없게 된다.

이말도 맞고 저말도 맞는 것같은데 그 "말들" 스스로가 서로 모순
되는게 많으니 헷갈린다.

결국 골퍼들은 어느정도 고집을 갖는 것이 좋다.

"허튼 소리 말라. 책 몇권분량의 모든 이론들을 전부 기억하려다가는
내머리속이 터지게 된다.

나는 나만의 간단한 원칙,나만의 일관된 전략으로 골프를 치겠다.

간단한 것이 골프의 최선이다"

이와같은 자신만의 간단한 이론, 자신만의 일관성은 골퍼 자신이
찾을수 밖에 없다.

골프는 "단 한줄의 이론"이 책 한권의 이론을 지배한다.

하나가 잘되면 나머지도 저절로 잘 되는게 골프스윙이다.

예를들어 보자. 장타자인 K씨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스윙하길래 볼이 그렇게 뻗어 나가지요"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3년동안 한가지만 생각하며 스윙합니다.

백스윙때 왼쪽 어깨가 오른발 발등 위까지 오게 하는 거지요"

백스윙시 왼쪽어깨가 오른발에 이르거나, 넘어서면 당연히 어깨회전이
충분해진다.

어깨가 완벽히 돌았다는 것은 백스윙을 완료하기 전에 다운스윙을
시작하는 치명적 실수를 예방한다.

더우기 몇년동안 한가지 이미지로만 스윙했으니 일관성도 확립된다.

그렇게 해서 자신만의 스윙이 굳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골퍼들은 모두 건망증 환자이다.

"이것이 바로 나의 철칙이다"하다가도 며칠만 지나면 잊어 버린다.

솔직히 며칠이 아니라 몇홀, 몇시간만 지나면 잊어 버린다.

힘을 빼는 것이든, 오른쪽 어깨를 떨어뜨리는 것이든, 백스윙을
끝까지 하는 것이든 일단 자신에 가장 부합되는 철칙 한가지를
정했으면 그 이미지만으로 최소 몇달간은 쳐야 한다.

하루 하루 이미지가 바뀌면 매일 다른 스윙이 나올수 밖에 없다.

오늘의 "X이론"은 책 한권의 이론을 단 한줄의 이론으로 줄이라는
권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