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연습 안하는 골퍼가 스코어를 줄일수 있는 "방법"들을
열거한 것이다.

"연습안하고 어떻게 골프를 잘 치나"라고 되물을 필요 없다.

당신은 어차피 연습안하는 골퍼이고 그렇다면 나머지 "요인"중에서
최선을 다하는 "슬기"를 발휘할수 밖에 없다.

"머리와 마음"만으로도 3-5타는 충분히 줄일수 있는게 골프 아닌가.

<>그날의 첫스윙에 집중한다.

이는 첫홀티샷을 잘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것은 나중 문제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날의 "최초스윙"을 제대로,
멋지게 하라는 뜻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후 "처음하는 스윙"은 첫홀 티오프 직전에 하는
연습스윙도 될수 있고 아니면 집 떠나기전 집에서 한번 휘둘러 보는
스윙도 될 수 있다.

바로 그 스윙을 "그윽하게"하라는 것이다.

첫홀 티오프 직전에 골퍼들은 티잉그라운드 주변에서 스윙을 한 두번
해본다.

그때의 스윙은 "몸을 푼다"는 의식이 강해 별 신경을 안 쓰고 그저
휘둘러 보는 식이다.

포인트는 바로 거기에 있다.

"몸을 푸는 것과 연습스윙하는 것"을 분리, 그날의 첫 연습스윙만은
실제 샷을 한다는 마음으로 "제대로"하라는 것이다.

실제 볼을 친다는 기분으로 어드레스도 "조용히"하고 스윙템포도
실제스윙과 마찬가지로 가져가라.

만약 그 스윙의 감이 좋다면 당신은 그날 스윙걱정은 안해도 된다.

"그래, 오늘은 바로 이거야"라는 느낌으로 첫홀 티샷은 물론 라운드
내내 안정적스윙이 이뤄질 것이다.

그날 최초의 연습스윙이 마음에 안들면 첫홀티샷결과는 보나마나이다.

몸 풀 시간이 없으면 첫 연습스윙에 온 정성을 기울여 단 한번이라도
"정식으로"스윙 해보는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의미.

<>파3홀 클럽을 사랑할 것.

코스에는 4개의 파3홀이 있고 거기서 파만 잡으면 "금싸라기 같은"
파가 4개 기록되는 것이다.

파3홀은 한번의 티샷만 잘하면 파찬스가 만들어 진다.

연습안하는 당신 입장에서 타수의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실수의
기회도 많지만 파3홀은 한번에 "파의 여부"가 결정되니 그 파3홀의
파찬스를 살리자는 것.

그 파찬스를 살리려면 약간의 "머리 굴림"이
필요하다.

즉 가고자하는 골프장의 파3홀 거리들을 미리 분석한후 어느 클럽을
주로 쓰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

만약 5번아이언을 두번이상 쓸것으로 파악되면 그 5번아이언을
사랑해줘야 한다.

연습은 못했지만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전날밤이나 골프장 갈때나
항상 되뇌이며 굳히자는 얘기다.

"아이언 5번아. 나는 너를 좋아하니 너도 나를 좋아해야 한다.

우리 서로 협조 하자. 응" 클럽과도 마음은 통하게 마련이다.

모른척 하다가 대뜸 꺼내서 굿샷을 기대하지 말고 클럽과도 미리
교감을 터 놓으면 그 마음이 굿샷을 만든다는 의미. 물론 퍼터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애인"을 만들어 놓으면 좋다.

가끔 안들어 갈수도 있지만 애인도 이따금은 토라질수 있으니까
당신이 이해하라.

<>일찍 떠날 것.

연습도 안하는 주제에 급하게 가서 허겁지겁 치면 골프를 너무
하찮게 보는 것이다.

그런 골퍼들에 대해서는 골프도 노여움을 내 그 골퍼의 스코어를
엉망으로 만들어 준다.

그러니 여유있게 가라는 것. 그러나 일찍가서 연습할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생전 연습 안하다가 라운드 직전 연습하면 분명 "새로운 깨달음"이
생길텐데 그 "새로운 감"이라는 게 실제 필드에서는 당신 골프를
묵사발로 만든다.

안하던 짓을 갑자기 하면 탈이 나는게 세상이치이자 골프의 이치이다.

일찍 떠나면 길이 막혀도 "좋아하는 음악이나 듣자"며 여유만만해
질수 있다.

그런 종류의 여유, 커피맛을 음미할수 있는 여유가 당신골프를 안정
시킨다.

연습안하는 골퍼의 가장 큰 무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여유"라는
얘기. 이밖에도 몇가지가 있지만 그러면 더욱 연습 안할것 같아
그만 쓴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