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종반의 절묘한 샌드웨지샷 두개가 승부를 갈랐다.

93US오픈 우승이후 하강곡선을 그려오던 리 잰슨(미.30)이 최종일
마지막 두홀에서 그림같은 샌드샷으로 "제5의 메이저"를 석권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TPC소그래스코스(파72)에서 열린
미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대회 4라운드에서 잰슨은 1언더파
71타를 기록,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독일의 베른하르트 랑거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잰슨은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간신히
물을 넘겼으나 그린전면의 항아리벙커에 빠져 "2타 선두유지"가
어렵게 보였다.

잰슨은 그러나 그 웨지샷을 핀앞 30 지점에 떨어뜨려 탭인파,
위기를 넘겼다.

18번홀. 최소 파만 해도 우승이 가능한 이 홀에서 잰슨의 티샷은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갈랐으나 세컨드샷이 온그린되지 못하고 그린
오른쪽에 떨어졌다.

내리막에 까다로운 라이로 파가 어려운듯 했다.

잰슨은 다시한번 샌드웨지를 빼 들었고, 그 칩샷을 홀 1.2m 지난
곳에 떨어뜨려 파를 세이브했다.

잰슨은 마지막 두번의 기막힌 샌드샷 성공으로 무려 54만달러
(약 4억3,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올해 그가 이번대회전까지 벌어들인 상금총액(5만5,000달러)의
무려 10배나 되는 액수였다.

세계 톱랭커 36명이 모두 출전하고 총상금이 300만달러나 되는 이
대회를 왜 준메이저로 부르는지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프로5년만에 5승째를 올린 잰슨은 이번 우승이 US오픈 우승이후
잠잠했던 그의 활약상을 팬들에게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매스터즈를 열흘 앞두고 자신감을 얻었다는데 의의가 있을 것이다.

잰슨은 그러나 대회 내내 불어닥친 강풍과 볼마크가 나지 않을
정도의 딱딱한 그린으로 말미암아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10명밖에 안된 가운데 대회사상 가장 높은 스코어로 우승하는
챔피언이 됐다.

그의 5언더파는 지난해 그레그 노먼이 작성한 대회신기록 24언더파와
무려 19타나 차이나는 것이다.

잰슨이 탁월한 숏게임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한 반면 독일병정 랑거는
14번홀에서 60 짜리 퍼팅을 실패해 선두 추격의지가 꺾이고 말았다.

랑거는 18번홀에서 6m버디퍼팅을 성공, 이날 73타를 포함해 4언더파
284타로 단독 2위를 기록했다.

랑거는 2년전 이대회에서 2위에 그친뒤 그해 매스터즈에서 우승해
이번대회 성적이 매스터즈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한편 일본 오자키가문의 막내 나오미치 조 오자키는 합계 1언더파
287타(74.70.72.71)로 래리 마이즈, 빌리 안드레이드와 함께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최종순위

1. 리 잰슨(283타-69.74.69.71)
2. 베른하르트 랑거(284타-69.71.71.73)
3. 진 사우어(285타-67.72.78.68),
페인 스튜어트(69.73.71.72),
코리페이빈(66.73.72.74)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