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으나 분패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26일 홍콩경기장에서 벌어진 제3회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 결승에서 국가대표팀이 출전한 일본과 기대이상으로 선전
했으나 2-2로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석패, 지난 2회대회에 이어
또다시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미드필더 이기형(고려대)은 전후반 두차례나 멋진 동점골을 뽑아내며
맹활약을 보였으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애틀랜타 올림픽에 대비해 훈련중인 한국올림픽팀은 이날 지긴했으나
GK 서동명(울산대)의 안정된 수비와 최용수(LG)-이기형으로 연결된 공격력이
돋보여 코카콜라컵과 칼스버그컵에 이어 대체로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보여줬듯이 골결정력이 아직도 부족하고 수비에서
볼처리미숙을 드러내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일부 노출시켰다.

일본은 지난 92년 2회대회에 이어 대회를 2연패하며 20만달러의 우승상금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역전 재역전극을 펼친 지난해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한.일전의 재판이 되는 듯 했으나 경험부족으로 고비를
넘지못했다.

한국은 팀웍 관리를 위해 월드스타인 고정운과 홍명보를 제외했으며 일본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신예스트라이커 마에조노의 자리를 후쿠다가 대신
했다.

평균연령 22세의 한국은 최용수를 공격 최전방에 놓고 이우형 박충균을
좌우 날개로 포진시켰으나 수비가 흔들려 경기시작 1분50초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구로사키를 골잡이로 내세운 일본은 수비라인을 채 정비하지 못한 한국을
추궁, 오른쪽 코너킥을 얻어냈고 하세가와가 이를 문전 중앙으로 밀어
올리자 달려들던 후쿠다가 오른발로 강 슛, 오른 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국도 코너킥 세트플레이에 의한 동점골로 응수했다.

선제골 허용이후 오히려 침착해진 한국은 전반 26분 이우형의 오른쪽 땅볼
코너킥을 받아 들소처럼 돌진하던 이기형이 상대 문전 30M 외곽에서 통렬
하게 중거리 슛, 시원하게 오른쪽 골문을 뚫었다.

후반 역시 양 팀의 장군멍군이었다.

일진일퇴의 소강전이 계속되던 41분 한국은 일본의 구로사키에게 한 골을
허용, 1-2로 패하는듯 했으나 경기종료 직전 상대 문전에서 이우형이 살짝
발꿈치로 뒤로뺀 볼을 이기형이 자로잰듯이 밀어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서든데스제가 적용된 연장전에서도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으나 한국은 3번째 키커로 나선 최용수가 실축, 분패했다.

이에 앞서 벌어진 3.4위전에서는 홍콩이 중국과 본경기를 1-1로 비긴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3위를 차지했다.

<> 대회 최종일 <>

<>결승전 일본 2 (1-1 1-1) 2 한국 (승부차기 5-3)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