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가 제아무리 단단할지라도 작은 물방울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게 되면
흠이 패일수 있다.

그런데 끊임없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때 많이 인용되는 이 자연현상이
질병의 이름붙이기에도 이용된바 있다.

바로 한방울을 뜻하는 라틴어 "gutte"에서 유래한 통풍(gout)이 그것인데
통풍은 병독이 인체 관절에 한방울 한방울 떨어짐으로써 질환이 발생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통풍은 혈액속의 농도가 높아진 요산(뇌산)이 관절속과 같은데에 모여서
결정을 만들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반복 발작성의 통풍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전체 환자의 95%이상이 남성인 이 질환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발병률도
높아지는데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여 어느정도 목표를 이룬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까닭에 "제왕의 병"으로 불리운다.

흔히 통풍결절이라 일컫는 요산결정의 침착은 엄지발가락을 위시해서
발등 발목 뒤꿈치 무릎등에 많이 발생하는데 때로는 귓바퀴에도 나타난다.

혈액중의 요산농도가 높다고 해서 꼭 통풍결절이 통풍이 유발되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상 8mg/dl을 초과한 고요산혈증(고뇌산혈증)의 경우엔 통풍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한편 체내의 요산농도는 흡수되는 음식물보다는 콩팥에서의 요산 배설능력
에 의하여 죄우되므로 특별한 식이요법은 필요치 않으나 비만한 환자는 술을
금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역절풍이란 병증이 통풍과 가장 유사한데 재미있는 것은
역절풍이 또다른 이름이 통풍이란 것이다.

원인은 혈허할때 풍한습의 사기가 침범하여 혈이 오탁해지기 때문이니
치료는 조혈과 행혈을 위주로 한다.

독자들께서는 "혈허"라는 개념을 문자그대로 "피가 모자란다"하여 빈혈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허란 피의 절대량이 부족하다
는 것뿐만 아니라 인체에서 피가 가진 온갖 기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었음을
뜻한다.

한편 통풍발작은 수반되지 않고 건강진단시 고요산혈증만 발견되었을
때에는 전신의 수액대사를 조절하는 이수의 치료법이 임상적으로 보다
유효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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