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퍼들은 일본에서 기세를 올렸다.

진출 첫해에 2승을 올린 고우순, 노장 이영미의 선전도 눈부신가운데
진출 2년만에 상금랭킹 3위로 발돋움한 원재숙(26)의 활약상은 단연
돋보였다.

94시즌오프후 잠시 귀국, 5일 출국하는 그녀를 만나봤다.

-지난해 성적과 올해 목표는.

"우승3회, 2위 2회등을 거둔끝에 상금 6,000만엔(약4억8,000만원)으로
일본랭킹 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랭킹 1위가 목표이며, 메이저대회(3개)
타이틀을 따고 싶다"

-한때 랭킹1위에 올랐다가 3위로 끝났는데, 시즌 막바지에 부진한 이유는.

"지난해는 성적은 좋았지만 컨디션조절과 체력안배면에서 실패한 1년이었다.
치밀한 계획과 경험부족으로 후반에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한
것이 원인이다"

-미국인 코치가 있다는데.

"지난93년 친구소개로 미국인 티칭프로를 만났으며, 테크닉이나 마인드
컨트롤등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의논해오고 있다. 골프가 안될때 스윙을
체크해주고 정신적 안정을 도모해준다"

-미국에 진출할 생각은.

"생각은 있으나 구체적 계획은 없다. 올 시즌 성적이 변수가 될것이다.
상금1위나 일메이저대회 우승자는 미-일-양투어에서 뛸수있으므로 일단
그 조건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

-미 일여자투어를 비교한다면.

"상금은 비슷하나 기량면에서는 미국이 월등하다. 미여자투어가 시니어
투어에 인기를 뺏기는 감이 있으나 아직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많은 국내 정상급선수들이 일본에 진출할 생각을 갖고 있는데.

"기량연마나 상금획득면에서 진출 자체는 좋다고 본다. 국내대회수가
10개미만이고 골프대중화가 안된 처지, 정부의 시각등을 감안할때 어쩔수
없는 선택이 아니겠는가"

-95시즌은 언제 시작되나. 동계훈련일정은.

"3월 첫주에 시작한다. 일투어에 앞서 오는 19일 열리는 아시아서킷
말레이시아 싱가프로오픈에 참가할 예정이다. 5일 일본으로 가 본격 훈련에
돌입한다"

-올해 국내대회 출전일정은.

"적어도 1개, 가능하면 2개대회정도 출전할 생각이다" 애인있느냐는
질문에 "애인 사귈 겨를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한 그녀의
뒷모습에서 "여자프로" 아닌 "프로여자"의 느낌을 받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