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이 국제축구연맹의 독단적인 행정에 반발, 국제축구연맹
(FIFA)탈퇴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해 주목을 끌고 있다.

레나르트 요한슨 유럽축구연맹회장은 9일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FIFA가 공정지못한 절차를 통해 각 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민주적인 축구
행정이 거듭되고 있다"며 이같은 점들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FIFA를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집행위원회직후 가진 이날 회견에서 요한슨회장은 "유럽연맹은 FIFA와의
전쟁을 모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위신과 품위를
유지하고 싶을 뿐이며 이같은 것들이 존중되지 않을때 UEFA는 FIFA애서
탈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EFA의 이같은 폭탄선언은 그동안 누적돼온 주앙 아벨란제 회장을 포함한
FIFA집행부에 대한 뿌리깊은 갈등때문.

특히 UEFA는 지난 10월 뉴욕에서 열린 FIFA집행위원회를 앞두고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나게 된 오는 98년 프랑스월드컵축구대회에 종전
12장의 티켓을 5장 더 늘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고작 2장밖에 추가되지 않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유럽은 "94미국월드컵에서만 8강진출국 가운데 이탈리아 등 7개국이나
올라 전세계 축구의 본류를 형성하고 있는 데도 차기 월드컵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포함, 15개국만 본선에 오를 수 있도록 한 것은 푸대접이 심하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유럽연맹은 지난 7월 약물파동으로 중징계된 디에고 마라도나에
대해 UEFA의 강경조치를 무시하고 축구계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한 아벨란제의
징계완화조치에도 불만이다.

한편 요한슨 UEFA회장 역시 지난 4월 FIFA총회를 앞두고 아벨란제의
6선재임을 막기위해 한때 국제연맹 후보로 나서기도해 두 연맹간 불목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