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같으면 한시름 놓을 시기인데도 유례없는 "부킹난"이 지속되자
골프장들이 부킹질서확립을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비회원을 입장시켰다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가 하면, 부킹질서 문란을
들어 새로 임명한 책임자를 한달여만에 교체하고, 사장이 직접 나서 부킹을
챙기는 골프장도 늘어나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 회원을 모집중인 C골프장은 철저한 회원위주 운영방침을
내걸고 회원초청 시범라운드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최근 부킹담당 직원이
사장 몰래 비회원을 입장시킨 사실이 드러나 2명을 해고했다.

이 골프장이 이처럼 강경책을 쓴 것은 기존 골프장의 부킹난 불똥을
사전에 막고, 개장후에도 회원위주의 부킹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경기도 여주의 C골프장은 지난9월말 모기업의 정기인사에 따라 관리부장을
교체했으나 신임부장의 부킹관리능력등이 신통치 않다는 이유로 한달여만에
옛 부장으로 다시 교체했다.

수원의 S, 용인의 T골프장등 많은 골프장들도 밀려드는 부킹청탁과 "제발
좀 치자"는 회원들의 아우성으로 부킹질서가 문란할 기미를 보이자 사장이
직접 부킹리스트를 챙겨 관리하고 있다.

수도권의 R골프장은 부킹난이 심화되자 사장 이사 부장등으로 3원화돼 있던
부킹접수창구를 일원화시켜 외부청탁도 막고, 회원들의 기회균등을 꾀하는
등 부킹관리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처럼 골프장들이 부킹관리에 유달리 열을 올리는 것은 골프인구는 급증
하는데 비해 골프장수는 거북이 걸음을 하는 것이 주요인이지만, 겨울을
앞두고 금년 막바지 라운드를 하려는 골퍼들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것도
한요인으로 풀이된다.

골프장관계자들은 올해와 같은 부킹난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두른뒤 "차라리
빨리 눈이나 왔으면 좋겠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