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로 돌된 아이를 둔 주부 김현옥씨(29.서초구 방배동)는 가끔씩
아이피부를 보면 안쓰럽다.

태어난지 얼마 안돼서부터 얼굴에 태열이 생겨 없어졌다가도 수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감기는 아닌데 날씨가 추워져 갑자기 찬 공기에 접하면 재채기를 하고
콧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아토피성체질을 가진 사람이다.

아토피성질환이 최근 공해물질의 증가,주거환경의 서구화,분유양육의
증가로 급격히 늘고있다.

서울대병원 내과 김유영교수팀(김우경 지영구 송숙희 조상헌 민경업)이
서울대의대3학년학생들을 대상으로 90년부터 94년까지 5년간 조사한
결과 아토피체질을 가진 사람이 4년새 두배로 급증했다.

90년에 17.2%였던 아토피의 빈도가 94년에 30.3%에 달한 것이다.

또 김교수팀과 서울시학교건강관리소의 역학조사에서도 대도시의
초중고생 10명중 3명이상(34.8%)이 아토피를 갖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란 주위에 흔한 환경적 항원에 대해 피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의학적으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과 반응하는
면역글로불린E의 반응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기관지천식,알레르기성비염을 비롯 습진,태열등이 아토피성질환에
속한다.

피부과전문의인 유태연박사도 최근 피부과를 찾는 환자가운데 아토피성
피부염환자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아토피는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공해등 환경적요인과
주거형태및 식생활의 변화,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증가와 관련돼
있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기관지천식이 심했던 환자가 공기가 깨끗한 시골에서 지내면
천식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모유먹고 자란 어린이가 적어진 것도 아토피체질의 증가와 관련돼있다.

"분유를 먹고 자란 어린이들은 모유를 먹고 자란 어린이보다 아토피
체질이 많다"고 김교수는 말했다.

아토피를 가진 사람들에게 아토피성질환을 일으키는 알레르겐으로는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먼지진드기는 주로 카펫 소파와 침구류에서 서식을 한다.

고양이털 목초류 담배연기 바퀴벌레등도 주요알레르기원인물질이며
성인중에는 새우 조개 밀가루 생선과 복숭아등,어린이가운데는 밀가루
달걀등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아토피체질도 있다.

유태연박사는 "아토피성피부염의 경우 알레르겐뿐 아니라 땀이나
온도변화 기압등 피부에 대한 자극에 의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대개의 아토피성피부염은 원인치료가 어려우므로 "때를 미는 목욕
습관을 개선하는등 피부에 자극을 줄여주는 방법과 약물치료가 병행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