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김경수 기자] "4년후 방콕에서 만납시다" 30억 아시안의 잔치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가 15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오는98년 태국
방콕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42개국 7,300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대회사상 최초로 지방
에서 열린 이번대회는 중국이 137개라는 압도적 금메달로 82뉴델리대회
이후 4회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이 2위,개최국 일본이 3위를
각각 기록했다.

또 아시안게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구소련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은 각각 금메달 25개,10개로 4,5위를 차지하며 아시아체육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15일 이미 종합 2위자리를 확보했던 한국은 폐막식에 앞서 벌어진 육상
최종일 남자 1,600m계주에서 이언학(영남대) 손주일(경찰대) 이진일
(경희대) 김순형(경북대)이 3분10초19의 기록으로 의외의 금메달 1개를
추가했다.

육상 1,600m계주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히로시마현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남자배구 3,4위전에서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누르고 동메달 1개를 보탰다.

한국은 이로써 이번대회에서 금63 은53 동63개를 따 당초 목표를
달성했다.

폐막식에 앞서 펼쳐진 축구 결승전에서는 한국을 꺾고 올라온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을 우세한 경기끝에 4-2로 승리, 아시안게임
처녀출전우승의 신화를 창조하면서 대회 피날레를 장색했다.

폐막 하루전까지 한국에 금6개차로 뒤져 3위가 확정됐던 일본은 이날
육상과 남자배구(중국에 3-2승)에서 3개의 금을 추가하는등 한국을
따라잡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특히 일본은 이번대회 한-일 마지막 대결이었던 육상 1,600m계주에서
첫번째 주자가 선두를 내달았으나 두번째 주자가 한국선수와 스치며
바톤을 놓치는 바람에 4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한편 오후6시에 아키히토 일본 황태자내외가 빅아치 스타디움 귀빈석에
자리하면서 시작된 폐막식은 식전행사-폐회식-식후행사의 순으로
1시간30분동안 펼쳐졌다.

"감사"와 "환희"를 표현한 영상 음악으로 시작된 식전행사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을 선두로 선수단이 입장하고 파하드 OCA의장의 폐회선언,
그리고 식후행사의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를 밝혔던 성화가 꺼지면서
42개국 선수단은 석별의 아쉬움을 나누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