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로시마=김경수기자 ]일본에서 두번째 열린 대회이자, 최초로 지방도시
에서 개최된 이번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는 세가지 의의를 가지고 있다.

국제친선 도모와 스포츠 진흥, 그리고 히로시마 일대의 사회기반시설 정비
촉진이 그것이다.

이번 대회를 "제2의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히로시마시민들의 의지가
세번째 대목에 나타나 있다.

각종 경기장 및 선수촌건설, 도로 공항 수송시설의 정비를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를 개최하는데 모두 1조5,000억엔(약 12조원)이란 돈이 도로
공항등 이른바 기반시설 조성에 투자되었다.

이 공공시설투자비는 일본정부에서 3분의 1을, 그리고 히로시마시에서
3분의2를 부담했다.

히로시마현은 직접부담없이 중간에서 조정자역할을 했다.

히로시마시재정과장겸 대회조직위원회 자금과장인 타쿠소 누마다씨는
시부담이 커 그것이 결국 시민들에게 전가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시부담분의
70%는 장기채권으로 보전한다. 기반시설은 자녀세대들까지도 쓸수있으므로
그들에게 부채가 넘어가는 것을 시민들이 이해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1,899억엔이 투자된 각 경기장도 2년후 열릴 국체(한국의 전국체전에
해당)에 이용하고, 2002년 월드컵이 일본에 유치되면 개최도시로 신청해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회운영비로 289억엔을 책정한 조직위는 그중 공식스폰서인
기업들로부터 75억엔을 후원받으려고 계획했었으나 경기불황으로 24억엔
모자란 51억엔의 후원금을 받는데 그쳤다.

히로시마시는 대회기간 127만명의 관광객들로부터 200억엔가량의 수입을
또 올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최종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이유는 관광호텔 부족.

민간차원에서 호텔 신.증축에 1,200억엔을 투자했으나 각국 체육관계자
및 보도진들이 묵기에도 빠듯한 객실용량으로는 씀씀이가 큰 외래관광객을
유치할수 없었다는 것.

일본 도시랭킹 10번째인 지방도시에서, 일본 전체적으로 불경기일때 사상
최대규모의 대회를 개최하는데는 여러가지 어려움, 특히 경제적인 난제가
많았다는 얘기다.

"대회는 국가가 아닌,한 도시에서 치르는 것이므로 그것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는 돈보다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중요하다. 이 대회에
100만 히로시마시민의 3분의 1인 30여만명이 자원봉사 응원등으로 참여
했는데, 아마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최대효과일 것이다"

마침 부산유치활동 소식을 들은 누마다씨의 충고겸 이번대회 총평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