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당구가 직장여성을 중심으로 건전레저로
확산되고 있다.

당구장의 자욱한 담배연기와 여기저기 소란하게 들리는 잡담들로 그동안
당구가 불건전하게 인식됐으나 체계적인 당구교실이 생겨나고 여성당구
동호인까지 결성되고 있는 것.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당구아카데미(원장 손형복)에는 쾌적한 환경에서
가운을 입고 신중하게 당구를 치는 직장여성과 여대생들이 강습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실내금연과 잡담금지는 하나의 룰이 되어 있다.

지난 91년 12월 국내최초의 당구교육기관으로 설립된 한국당구아카데미는
그동안 3,50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했고 이가운데 여성이 1,000여명에
달한다.

게다가 양순이씨(26.상진교역) 정양숙씨(21.경희대3)등 2명의 여성프로
당구인도 탄생시켰고 이들을 중심으로 50여명의 "빌리아드우먼클럽"이라는
동호인이 만들어져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직장동료나 남자친구와 함께 당구실력을 겨뤄보겠다는
야멸찬 모습도 보인다.

두달째 초보강습을 받고 있는 염지현씨(21.이화여대물리학과)는 "당구는
힘보다는 기술과 정확성 정신집중이 요구되는 섬세한 운동이다"라며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손형복원장도 "당구를 1시간치면 1km의 걷기운동효과가 있고 유연한
허리운동도 되므로 여성에게 적합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유럽에서는 상류사회의 레저스포츠로 퍼져있던 당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07년 조선조말 순종때이다.

50-70년대에 걸쳐 국내에 일반화된 당구가 90년대에 이르러 체계적이고
건전화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전국의 당구장수는 서울의 약8,000여곳을 비롯, 전국에 3만개업소가
있고 당구동호인도 약1,0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당구아카데미(577-2572)의 강사진들과 함께 건전당구보급에 힘쓰고
있는 국내최고수(2만점) 양귀문명인(59)은 "엘리자베스1세 장개석 링컨
조지워싱턴등 역사적인 인물도 당구를 즐겼다"며 "우리나라도 당구가
정확한 이론과 예의를 갖춘 건전레저로 하루빨리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