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지 젤러(42.미국), 닉 프라이스(37.짐바브웨), 톰 왓슨(44.미국).

정도의 이름들이 최종일 우승경쟁을 하는 대회는 그리 흔하지 않다.

소문난 잔치가 그렇듯 믿었던 선수가 흔히 "추풍낙엽"신세가 되는 것이
골프대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123회 영국오픈은 메이저우승경력의 거장들이 "리더보드"의
윗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거기에 미국의 브래드 팩슨(33), 영국의 로난
래퍼티등 중견들도 "우리는 조연이 아니다"며 첫 메이저 정상을 노리고
있다.

최종일의 "각본"으로는 괜찮은 배우들이 출연케 된 셈이다.

이곳시간 16일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호텔&GC의 에일사코스(파70.6,957
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3일째경기에서 퍼지 젤러는 버디7에 보기1개로
6언더파 64타로 선전, 3라운드합계 9언더파 201타로 브래드 팩슨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그 밑의 합계 8언더파 202타의 3위그룹에는 톰 왓슨과 닉 프라이스등이
포진하며 "선두보다 마음편한 위치"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

만약 젤러나 왓슨, 팩슨등의 미국선수들이 우승하면 그들은 지난89년 마크
캘커베키아우승이래 5년만에, 그리고 83년 왓슨이래 11년만에 영국오픈
타이틀을 건져내는 셈이다.

<>.이날경기는 링크스코스답지 않은 지극히 평온한 날씨로 인해 선수들이
부쩍 스코어를 줄이는 하루였다.

한국의 초가을과 같은 아주 맑은날씨에 바람마저 비교적 잠잠하니 선수들은
오랫만에 제클럽으로 거리를 맞추며 버디사냥에 나섰다.

전날의 중상위권에서 이날 선두권으로 돌출한 선수들은 모두 64~67타의
호타를 날린 선수들이었다.

공동선두인 퍼지 젤러는 한국독자들에게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미국에서는
농담 잘하고 남의 눈치 안 보는 일종의 보스기질로 인해 인기선수로
손꼽히는 중견.

그는 지난 79년 매스터즈에 첫 출전, 막바로 우승까지 해내는 기록을
세웠고 84년 US오픈도 석권하며 메이저 2승경력의 터프가이이다.

지난해 미상금랭킹17위로 영국오픈에는 20번이나 출전하고 있다.

젤러와 함께 공동선두인 팩슨은 83년 미투어 입문후 3승에다 올시즌상금
랭킹 17위의 수많은 미기대주중 한명.

벙커샷등 쇼트게임이 강하다.

<>."황제의 부활"을 바라는 거대한 갤러리속의 톰 왓슨은 이날 버디4,
보기3개로 1언더파 69타의 평범한 골프를 쳤지만 막바지가 좋아 최종일을
위한 "기분 가꾸기"에 성공했다.

왓슨은 16번홀까지 전날의 7언더에서 6언더까지 후퇴하며 "역시
안되는구나"하는 우려를 자아냈지만 파5홀인 17번홀(498야드)에서 2온2퍼트
버디에 이어 최종 18번홀(파4.432야드)도 3m 버디로 마무리, 관록을 과시
했다.

누가 뭐래도 세계정상급인 닉 프라이스는 버디4, 보기1개로 이날 67타,
합계 8언더파 202타로 왓슨등과 함께 공동 3위그룹을 형성했다.

그의 골프수준으로 보아 강력한 우승후보중 한명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레그 노먼은 잘 나가다가 단 하나의 미스샷으로 대회전체를 날리는
형태였다.

노먼은 전반 9홀에 3언더를 쳐 합계 5언더까지 만들며 특유의 기세를
높였었다.

그러나 16번홀(파4.410야드) 세컨드샷이 경사를 타고 뒤로 돌아 구르며
그린전면 개울에 빠져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노먼은 버디홀인 17번홀에서도 엄청나게 날린 드라이버샷이 항아리벙커에
빠져 버디의 기회를 잃었다.

합계 3언더파 207타의 노먼으로서는 선두와 6타차가 너무 부담스럽다.

한편 닉 팔도는 이날 이븐파70타, 합계 1오버파 211타로 우승권 탈락.

<>.다음은 닉 프라이스의 경기후 코멘트이자 최종일의 전망인데 대회의
흐름을 짚어보는데 도움이 될듯하다.

"최종일의 날씨가 오늘과 같다면 모두가 "슈트아웃게임(한홀 지면 탈락
형태)"식으로 쳐야할 것이다. 선두권에 경험많은 선수가 많기 때문에
파플레이를 하며 앉아서 다른선수의 실수를 기다리는 식으로는 절대 우승할
수 없을 것이다. 나자신은 최종일에 65타를 쳐야 우승권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퍼터가 날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