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남아공의 신예 어니엘스가 차지했다.

그러나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일대 접전이었다. 이곳시간 20일 미
피츠버그근교 오크몬트CC(파71)에서 벌어진 제94회US오픈 18홀연장전은
18홀 가지고도 모잘라 서든데스플레이오프 2번째홀인 대회 92번째홀에서
결정났다.

연장전 승부는 사실상 17번홀부터 시작됐다. 17번홀(파4.315야드)에서
어니엘스(24.남아공)는 원온을 노리며 드라이버로 샷을 했고 미국의 로렌
로버츠(39)는 2번아이언티샷으로 대응했다.

이때까지 두선수는 각각 4오버파로 동률 선두였고 콜린 몽고메리(영국)은
7오버파로 사실상 우승경쟁에서 탈락한 상태였다. 로버츠는 샌드웨지
세컨드샷을 홀컵 2.5m에 붙였다.

그린 바로옆의 깊은 러프에서 샷을 한 엘스는 그보다 가까운 약 2m가
남았다. 두명 다 버디 찬스. 로버츠는 그 퍼트를 넣었다.

이럴경우 엘스의 퍼트는 안들어 가는게 골프의 속성이지만 엘스 역시 2m를
넣어 두명 다 버디로 동률을 유지했다.

18번홀(파4.452야드)에서 로버츠의 티샷은 오른쪽 러프로 치우쳤다.
거기서 친 세컨드샷도 오크몬트의 러프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그린 왼쪽
러프행.

반면 엘스는 2온후 약 10m퍼트를 남기고 있었다.

로버츠는 그 러프에서 친 서드샷을 홀컵 2.5m에 붙였다. 엘스의 첫 퍼트는
옆으로 흐르며 1m가량이 남았다.

오크몬트에서의 2.5m퍼트, 거기에 우승을 날려 버릴수도 있는 2.5m퍼트는
로버츠의 간장을 태울만도 했다. 그 압박감속에서는 안들어 갈 확률이 훨씬
많은 것으로 봐야 했다.

그러나 로버츠는 그 퍼트를 넣어 마치 "죽었다 살아난듯" 파로 막았다.

다시 수세에 몰린쪽은 엘스. 엘스 역시 우승을 날릴수도 있는 그 1m를
성공시켰다. 승부는 이제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로 넘어갔다.

엘스와 로버츠는 각각 3오버파 74타였고 7오버파 78타의 몽고메리는 탈락
했다.

<>.우승은 어니엘스가 차지했다. 서든데스 플레이오프 첫번째홀인 10번홀을
모두 파로 비긴 두선수는 11번홀(파4.378야드)에서 승부를 갈랐다.

로버츠의 티샷은 오른쪽러프에 박혔고 거기서 친 세컨드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행이었다. 로버츠의 3온. 반면 엘스는 2온후 5m거리에서 안전한 파가
보장됐다.

그런데 로버츠의 약 8m짜리 첫퍼트(파퍼트)는 정확히 홀컵가운데로 들어
갔으나 다소 강했던지 튀어 나오고 말았다.

로버츠는 보기가 확정됐고 엘스는 2퍼트로 파를 잡아 우승했다.

마지막홀 상황을 비롯, 17번홀부터의 4홀 상황은 골프의 묘미, 퍼팅의
묘미가 적나라하게 들어난 하이라이트였다.

<>.어니엘스는 이로서 81년 데이비드그레엄(호주)이래 처음으로 US오픈을
제패한 비미국선수가 됐다. 2차대전이후로는 4번째이고 남아공선수로는
65년 게리플레이어이래 29년 만이다.

엘스의 우승상금은 32만달러(약 2억6천만원).

미국은 그들의 자존심격대회인 US오픈마저 외국선수에 내줘 올라사발
(스페인)이 우승한 매스터즈에 이어 다시 상처를 받은 셈이다.

닉팔도등 영국선수들이 주춤하니까 남아공이나 스페인의 20대 선수들이
미국골프평정에 나서고 있는 양상.

엘스는 이번 우승으로 단번에 세계골프의 톱클래스선수로 자리잡을 것
같다.

어쩌다가의 우승이 아니라 "무서운 젊은 선수"로 이미 주목받은데다가
급기야 24세에 메이저를 차지, 그의 시대를 일찌감치 연 셈이기 때문.

어니엘스는 이제 당분간은 앞서 뛰어 나갈 것이란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