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터즈는 "일요일오후가 돼야 비로서 시작된다"고 한다. 오거스타내셔널
GC의 백나인은 워낙 변수가 많아 장갑 벗을때 까지는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종일의 재미를 위해 오거스타의 후반9홀을 분석한다.

오거스타의 백나인에는 그 유명한 "아멘코너"가 있다. 11번홀 그린부터
시작, 12,13번홀까지를 통칭하는 것인데 여기가 바로 "죽느냐, 사느냐"의
아멘 소리가 나오는 곳이다.

11번홀(파4.455야드)은 그린 왼쪽이 온통 물이다. 90년 닉팔도와
레이플로이드의 연장전에서 플로이드가 세컨드샷을 "퐁당"하며 지금까지
땅을 치고 있는 홀이다.

12번홀(파3. 155야드)은 아멘코너의 하이라이트로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샷이 요구되는 파3홀이자 이곳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기도 하다. 거리
는 아주 짧지만 옆으로 길쭉한 형태의 그린이 뒤에서 앞으로 매끄럽게
경사져 있기 때문에 착륙공간이 별로 없다. 핀에 붙이려하다가는 그린 전방
의 개울물로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이고 크게쳐서 뒷쪽벙커에 들어가면 개울
쪽을 향한 내리막경사로 인해 에지까지 볼이 굴러 내려가기 십상이다. 천하
의 잭니클로스도 92년대회에서 7타를 친 적이 있고 지난해에도 최종일 선두
경쟁을 벌이던 댄 포스먼(미국)이 7타를 쳐 사라졌다. 최고기록은 80년대회
에서 톰웨이스코프가 13타를 쳤었다.

12번홀을 지나면 "고냐, 스톱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13번홀(파5.485야드)
이 기다린다. 왼쪽으로 꺽인 도그레그형태의 이 홀은 드라이버샷만 나가
주면 미들아이언으로 물을 건너며 투온을 노릴수 있는 곳. 그러나 말은
쉽지만 실제는 그린전방의 개울에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78년대회에서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여기서 13타를 쳤다. 이글 또는 버디를 노릴수도
있지만 보기나 더블보기로 졸지에 우승을 날릴수도 있는 "라스베가스홀"인
셈.

15번홀(파5.500야드)도 그린 전방의 연못을 넘겨 "투온으로 가느냐,
아니면 레이업해서 3온으로 가는냐"를 결정해야 한다. 지난해 랑거와 우승
을 다투던 미국의 칩벡은 185야드를 남기고 투온을 포기, 두고두고 "바보"
소릴 듣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티샷시야가 극히 좁은 18번홀(파4.405야드)
은 극도에 달하는 최종일 압박감과 싸워야 한다.

어쨋거나 이같이 코스자체가 드라머틱하기 때문에 숨막히는 "일요일오후"
가 탄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