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호건은 클럽 헤드의 궤도를 중요시하고 클럽 헤드가 항상 일정한 평면
을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유리판 스윙평면"을 가상해 냈다.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스윙평면 이론은 빛을 잃지 않고 있다.

왜냐 하면 호건의 가르침에는 중요한 "발상의 전환"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아마추어들이 골프를 배우는 과정을 살펴보면 몸의 움직임으로부터
입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까닭도 모르면서 그저 "그립은 이렇게..." "허리는 이만큼 구부리고..."
"어깨를 평면으로 돌리고..."식이다. 그런데 어깨를 평면으로 돌린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수 있는 비기너는 아무도 없다. "다운스윙 때는 하체
부터 앞으로 차 내고..."라는 설명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몸의 움직임을 하나 하나 떼어서 배우게 된다. 그만큼 체크 포인트
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몇달이 가도, 아니 몇년이 가도 골프는 클럽이라는 도구로 공을 치는 운동
이고,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클럽 헤드의 움직임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지나간다.

어떤 연습장에 가 봐도 레슨용 흑판이 준비되어 있는 곳은 찾아볼수가
없다. 입체적인 스윙의 궤도나 평면을 흑판위에서나마 그려 보이고, 골프
스윙의 모든 동작은 오로지 클럽 헤드가 그같은 선을 긋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음을 애당초부터 똑똑히 머리속에 입력시켜 주는 연습장이 없다는 말이다.

잭 니클로스는 "나는 내 아들에게 골프를 가르친 때, 제일 먼저 클럽 헤드
가 어떤 움직임을 하는가 하는 것부터 가르쳤다"고 말하고 있다.

벤 호건도 프로 입문초기에는 몸놀림에만 신경을 쓰는 "육제파"였다.

그는 초창기에는 허리의 움직임을 가장 중요시하고 "으뜸가는 선배골퍼들
이 필름영상이나, 야구선수들의 동작을 통해, 올바른 허리의 움직임을 터득
하려고 노력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스위상의 문제는 허리의 동작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는 7~8년이 지나서야 어렴풋이 수윙의 궤도에는 일정한 평면이 존재하는
것 같다는 착상을 품게 된다. 그리고 실로 그로부터 또 8년이 지나서야
어깨와 클럽 헤드까지를 직사각형 유리판으로 연결, 그 유지평면을 따라
궤도가 이뤄진다는 "유리판 이론"을 완성하게 된다.

물론 50년이 지난 오늘날, 그의 가르침중에는 수정을 요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의 가장 큰 공로는 골프를 훌라 댄스나 곱사이춤의 혼란으로부터
건져 내 항상 "정확한 되풀이"가 가능한 기하학의 영역으로까지 승화시켰다
는 점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