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지는해는 다시 떠오르지 않는다고 했는가.

조치훈구단의 일본 바둑 정상 복귀는 일본바둑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
한국인의 쾌거였다.

일본바둑사상 최고기전을 빼앗긴후 다시 그 타이틀획득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정상에 복귀한 것은 조구단이 처음이다.

지난 86년1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후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겠다"는
투지를 불사르며 이른바 휠체어 대국을 강행, 끝내 고바야시구단에게
내줬던 일본 최고타이틀을 다시 획득한 것이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이로써 일본바둑의 최고봉은 최후의 본인방 슈샤이이후 현대 바둑 최고의
실력자인 오청원-사카다 에이오-임해봉-조치훈-고바야시고이치에 이어 다시
조치훈구단의 부활로 이어지게 됐다.

같은 기다니문하인 조구단과 고바야시는 상대전적 46승46패의 호각세를
이뤘고 타이틀획득수에서는 조구단이 39회로 고바야시(38회)보다 앞서게
됐다.

조구단은 지난 68년 11세의 나이로 일본 최연소 입단한 이래 75년 프로
십걸전 우승, 80년 명인전 우승, 87년 그랜드슬램위업(일본7대기전 한차례
씩 석권)달성등 다수의 기록을 세워 기록제조기로 통하고 있다.

이번 기성위탈환으로 조구단은 본인방(5연패중) 용성에 이어 3관왕이
됐다.

고바야시구단은 명인5연패 기성6연패중으로 최고타이틀을 빼앗기며
2인자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