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골프협회와 후배프로들을 위해 뭔가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가만히 앉아 내 할일만 하는 평범한 프로골퍼보다는 참여하는 원로가 되고
싶었던 것이지요" 지난13일 이례적으로 한국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장으로
선임된 한장상프로골퍼(57)의 취임변이다. 이례적이라는 표현은 한위원장이
이미 지난83-87년 회장을 했던데다 현 홍덕산회장보다도 나이나 구력면에서
위라는 점 때문이다. 한위원장은 올해가 골프인생39년,프로생활37년째로 60,
70년대 김승학프로와 함께 한국골프를 아시아정상권으로 올려놓은 주인공.

"내가 위원장직을 자청했어요. 프로테스트에 부정이 있질않나,유명선수가
해외에 나가 실수를 하질 않나,이 모든 것이 규칙위반에 대한 징계가 미약한
데서 비롯됐어요. 내가 경기위원장으로 있는한 규칙적용에 예외가 없고,
한번 위반하면 그것으로 "프로생명은 끝"이라는 전통을 심겠어요. 지금과
같이 한1-2년 징계 하는둥마는둥 하는 것이 아니라 10-15년 자격정지같은
중징계를 내려 일벌백계하겠다는 것이지요"

한위원장은 내일 모레가 60인데도 예의 직설적인 성격은 누그러지질
않는다며 이런 점이 오히려 경기위원장직에는 적임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위원장은 "현재 20여명인 경기위원을 6-7명으로 축소정예화,인선이
마무리되는대로 그들과 논의해 늦어도 2월말까지 오픈대회나 프로테스트에
공히 적용되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규칙 하나라도
제대로 아는 사람,성심성의껏 일하는 사람,4라운드 내내 나올 사람이 경기
위원으로 선임돼야 할것이라며 현재 3-4명한테 승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장이 됐으니만큼 앞으로 대회출전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선뜻 대답이 나온다. "물론 한 두개 대회는 나갈수 없을 거예요. 그러나
나는 60까지는 현역으로 뛴다는 각오였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대회운영을 회장에게 위임하고라도 나갈 생각입니다. 내인생은
골프이고,프로골퍼의 생명은 바로 대회출전인데 위원장이 됐다고 대회를
포기하는 것은 인생을 포기하는 것과 같잖아요" 여자프로골프협회회장
재직시 여자프로들에 대한 소양교육제도를 처음 도입한 그는 앞으로 1년에
한두차례 외부강사를 초빙하여 밤을 새워서라도 남자프로들에게 규칙
에티켓 레슨법 매너등을 가르칠 계획이라고 의욕을 과시했다.

박남신 이강선프로 실격.징계건에 대해 한위원장은 "그때는 협회일에
관여안해 왈가왈부할수 없다"고 운을 뗀뒤 "스타는 살리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박남신이 속이려고 한것이 아니고 실수를 한 것인만큼 본인의
자숙여하에 따라 징계를 풀어줘야 한다고 봅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것을 강조한 끝에 이는 시즌 시작전에,그리고 박은
한 1년의 자숙기간을 거쳐 팬들에게 되돌려줘야 할것이라고 밝혔다.

지난72년 일본오픈을 제패한 한위원장. 지금도 일본 시니어대회에
출전하는등 프로골퍼로는 일본통에 속하는 그는 "일본프로골프협회부회장이
직접 선수들의 스코어카드를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이번
위원장취임도 그런 뜻에서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