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추산 1천명 집결…출근·등교 전 모여 '중꺽마' 구호·응원가
[U20월드컵] "아쉽지만 잘 싸웠다!"…새벽부터 광화문 응원열기
"선수들이 저렇게 열심히 뛰는데 어떻게 잘 수 있어요.

하나도 피곤하지 않아요!"
9일 아침 이탈리아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광화문광장 응원에 나선 신건호(19)씨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평일 아침 경기라 출근과 등교에 부담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의 열기는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궜다.

주최 측 추산 약 1천명이 광장에 모여 대표팀의 투혼에 호응했다.

시민들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강동구에서 새벽 대중교통 첫차를 타고 왔다는 직장인 김경수(30)씨는 "마포구 DMC역에 직장이 있는데 응원을 끝내려고 출근하려고 한다.

지각해도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친구 2명과 함께 응원을 온 고등학생 윤석준(18) 군은 "오전 7시50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데 응원이 끝나고 등교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부대로 복귀한다는 방대근(21) 상병은 "나라는 내가 지킬 테니 대표팀은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려주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냈다.

직장인 김남훈(28)씨는 "이따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광화문광장에서 응원했다고 자랑하려고 한다.

선수들 열정 때문에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반 23분에 이승원 선수가 동점 골을 넣자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환호하고 한껏 감격을 표현했다.

아침부터 강한 햇볕에 시민들은 양산을 펼치거나 손으로 얼굴에 그늘을 만들면서도 경기가 송출되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후반전에 접어들며 분위기가 격해지자 시민들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결국 추가 실점에 따라 1-2로 패하자 시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열정적으로 뛴 대표팀에 격려를 보냈다.

[U20월드컵] "아쉽지만 잘 싸웠다!"…새벽부터 광화문 응원열기
이날 거리 응원에 처음 참여했다는 류호진(20)씨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대표팀의 경기는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대학생 이혜린(24)씨는 "경기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서 박진감이 넘쳤다.

어린 선수들인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응원 인파의 상당수는 젊은층이었지만 자녀 및 손자와 응원 현장을 찾은 중장년층도 있었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손자와 함께 광장을 찾은 이종국(73)씨는 "손자가 어제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

아침에 누가 깨워주지도 않았는데 손자가 알아서 응원에 나갈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미국에 거주하며 잠시 한국을 찾았다는 배승민(44)씨는 아들 3명과 거리응원에 나섰다.

배씨는 "아들들에게 한국에서의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서 응원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응원전을 위해 시, 종로구청, 경찰, 소방당국, 서울교통공사 인원 181명을 배치했다.

이에 더해 주최 측인 대한축구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측 인원 114명까지 모두 295명이 시민들의 안전한 응원을 위해 배치됐다.

또한 응원 종료 후 순조로운 해산을 위해 광화문 일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46개 노선의 오전 시간대 집중 배차시간을 오전 7시부터 9시30분까지 평소 대비 30분 연장했다.

[U20월드컵] "아쉽지만 잘 싸웠다!"…새벽부터 광화문 응원열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