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DX노동조합이 ‘MZ(밀레니얼+Z세대)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에 가입한다. 삼성전자 소속 노조가 MZ노조에 가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조합원이 5700명 규모인 삼성전자 DX노조는 이달 말 새로고침협의회 가입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DX노조는 지난 3월 새로고침협의회에 가입 의사를 전달한 뒤 3개월 동안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고침협의회는 이송이 DX노조 위원장과의 면담을 거쳐 가입을 최종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DX노조는 지난 1월 출범한 삼성전자의 다섯 번째 노조다. 1만 명 규모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이어 두 번째로 조합원이 많다. 이 위원장과 조합원 상당수는 전삼노에서 활동하다 새 노조를 설립했다. 전삼노의 상급 단체인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은 ‘삼성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주장해 구성원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DX노조는 모바일·가전·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소속 직원이 주축이다. 이 위원장은 “정치적 투쟁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 성장하며 직원 복지에 집중하는 노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출범 100일을 맞은 새로고침협의회는 빠르게 세를 확장하며 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위협하고 있다. 8개에서 출발한 소속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 광주시 광산구 시설관리공단 통합노동조합, LG유플러스 노동조합 초기업단위노동조합,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직원협의체노동조합, 원주시시설관리공단 일반직 노동조합 등이 추가로 가입해 13개로 늘었다. DX노조의 가입이 완료되면 총조합원 수가 2만 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노동조합 등 복수의 삼성 계열사도 새로고침협의회 가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광식/김우섭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