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60대에 벌금 250만원…수업 틈타 훔치고도 "버린 줄 알고" 발뺌

등교 시간 직후 잠금장치가 채워져 학교 인근에 세워진 중학생들의 자전거를 수업 시간을 틈타 훔친 6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등교 후 사라진 중학생들 자전거 알고 보니…만물상 업주가 훔쳐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박현진 부장판사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3일 오전 10시 1분께 원주시의 한 중학교 인근 도로에 잠금장치가 된 채 세워진 각 40여만원 상당의 자전거 2대를 타고 온 화물차 짐칸에 통째로 실어 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가 훔친 자전거는 중학생들이 사건 당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등교 후 잠금장치를 하고서 세워둔 것으로, 만물상을 운영하는 A씨가 화물차에 옮겨 싣는 장면이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A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버려진 자전거인 줄 알고 가져갔다"며 절취의 고의를 부인했다.
등교 후 사라진 중학생들 자전거 알고 보니…만물상 업주가 훔쳐
박 부장판사는 "도난 자전거 중 일부는 2021년식이고 잠금장치가 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불과 1∼2시간 전까지도 타고 다닐 만큼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버려진 것이 아닌 것을 알고도 훔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수업 시간 도중 잠금장치가 채워진 자전거를 훔치고도 범행을 부인하는 것은 불리한 정상"이라며 "다만 피해품을 모두 회수했고 피해자들과 합의 또는 현금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