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수 기대 이하…무료입장 많아 관람료 수입 적어
72억짜리 부천시 식물원 '수피아'…유료화 첫해 2억 적자
경기도 부천시가 72억원을 들여 조성한 대형 식물원이 개관 후 1년 동안 2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부천시에 따르면 시는 2021년 12월 상동 호수공원에 식물원 '수피아'를 준공하고 무료 운영 기간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 유료로 개방했다.

수피아는 연면적 2천969㎡ 부지에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조성사업비는 도비와 시비를 합쳐 72억원이 들었다.

이곳에는 관엽원·향기원 등 8개 테마공간과 생태온실·카페·쉼터 등을 갖췄고 식물 430종·2만8천본이 심어져 있다.

부천시는 수피아를 유료화한 지난해 6월부터 기간제 노동자 16명을 뽑아 직접 운영했지만, 1년간 2억원이 넘는 적자가 났다.

인건비와 관리비 등으로 7억8천만원을 지출한 반면 수입은 5억5천만원에 그쳤다.

관람료 수입은 2억1천600만원으로, 부대시설인 카페 수입(3억2천6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적었다.

수피아 운영 적자는 연간 방문객 수가 개관 당시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관람료 할인과 무료입장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초 부천시는 연간 예상 관람객 수를 20만명 이상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18만명만 다녀갔다.

3천원인 관람료도 부천시민은 나이에 상관없이 5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만 19세 이하면 무료다.

부천시민이 아니더라도 6세 미만이거나 65세 이상 노인이면 공짜로 관람할 수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개관 후 1년 동안 관람객의 절반 이상이 무료 입장객이었다"며 "식물을 훼손하는 사례가 많아 2시간당 관람객 수를 250명으로 제한해 운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간 운영비의 70%를 수입으로 충당하는 수피아는 다른 공공기관 운영시설들에 비하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거액의 예산을 들여 시설을 짓고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다시 예산을 쓰는 구조는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천시는 식물원 내 기획프로그램을 강화해 관람객 수를 늘리고 무료입장 비중이 높은 관람료 정책도 다시 검토할 예정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은 수익 측면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수피아 적자를 줄이기 위해 카페 활성화뿐만 아니라 관람료도 다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72억짜리 부천시 식물원 '수피아'…유료화 첫해 2억 적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