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대13 대패를 당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에 인사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3월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4대13 대패를 당한 대표팀 선수들이 관중석에 인사 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서 1라운드 탈락의 충격을 안겼던 대표팀 소속 선수 3명이 대회 기간 술집에서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했다.

31일 프로 선수들이 주축이 된 야구대표팀을 운영하는 KBO 사무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WBC 1라운드 기간 술집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지목된 세 선수의 소속팀에는 경위서를, 세 팀을 포함한 9개 팀에는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청해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BO 사무국은 3개 팀 경위서에는 언론 보도로 알려진 의혹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요청했다.

9개 팀 사실 확인서에는 대표로 출전한 소속 선수들에게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을 요구했다. 대표 선수를 배출하지 못한 유일한 구단인 한화 이글스를 제외한 9개 구단이 KBO에 사실확인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KBO 사무국은 먼저 경위서를 확인한 결과, 세 선수가 술집을 출입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선수들은 일본프로야구팀과 평가전을 오사카에서 치르고 본선 1라운드 장소인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과 경기가 없는 휴식일(3월 11일) 전날인 10일 오후에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표팀의 WBC 성적을 좌우할 경기로 주목받았던 호주전(3월 9일)과 일본전(3월 10일) 전날인 3월 8일, 같은 달 9일에 술을 마시진 않았다는 게 선수들의 주장이다.

또한 KBO 사무국은 사실 확인서에 근거해 세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25명(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거인 김하성과 토미 현수 에드먼은 제외)은 대회 공식 기간인 3월 13일 중국전까지 유흥업소에 출입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고도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국내 한 야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제 야구 진 한국 선수들, 여자 끼고 술 먹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동경(도쿄) 거주자인데, 내가 누구라고는 말 못하겠는데 여자 끼고 술 먹고 2차인지, 3차인지 노래 부르러 왔더라. 새벽 4시에"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은 발리고 여자 끼고 아침까지 술 먹는 야구선수들 보니, 야구는 그냥 '레저'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생각했다"며 "설마 '호주전 지고도 여자 끼고 술을 먹었을까'까지 생각하게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KBO 사무국은 경위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조사위원회를 가동해 후속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