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이 ‘보물산(대전 보문산)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보물산(대전 보문산)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엔 성심당 빵 사러 가는 사람과 빵 사서 나오는 사람밖에 없다.”

소셜미디어에서 대전을 ‘노잼(no-재미) 도시’라며 이용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대전은 1989년 충청남도에서 분리되면서 유성온천을 중심으로 한 소비·유흥도시로 발전해 문화 인프라가 취약하다. 정부대전청사와 정부출연연구원(대덕특구) 소속 기관이 즐비해 주말부부가 많은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가면 할 것도 없고 재미있는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던 대전이 ‘꿀잼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1일 대전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는 워터파크·케이블카, 골프장, 스포츠타운, 문화예술복합단지, 야구장 조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대전의 이미지 전환을 노리고 있다.

가장 앞머리에 놓여 있는 사업은 ‘보물산(대전 보문산) 프로젝트’다. 보문산은 예부터 보물이 묻혀 있다고 전해져 보물산이라고도 불린다. 시는 2027년까지 보문산 일원에 3.5㎞가량의 케이블카와 랜드마크형 전망타워, 워터파크와 숙박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 3000억원 정도로 민간 자본을 활용해 개발한다.

환경시설(쓰레기매립지) 밀집 지역인 유성구 금고동 일원에는 친환경 골프장이 조성된다. 기본 구상은 18홀+9홀 규모의 친환경 공공형 골프장이다. 2027년까지 총 15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유성구 학하동 100 일원 76만㎡에 조성되는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도 가시화되고 있다. 총사업비 5872억원을 투입해 종합운동장, 다목적체육관, 준비운동장, 테니스장, 씨름장 등 체육 시설을 짓는다.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에서 2027년 8월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막식과 축구 경기가 열린다.

시는 전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 확충에도 67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동구 등 원도심에 제2 시립미술관과 음악 전용 공연장을 지을 계획이다. 지역예술인의 다양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소규모 미술관과 원로예술인 특화전시관, 제2대전문학관, 다목적전시관 등을 짓기로 했다. 오는 8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여름 시즌(LCK) 결승전’을 유치해 ‘대전 0시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할 계획이다.

지역 연고 구단인 한화이글스의 창단 40주년을 맞는 2025년 3월에는 새 안방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가 부사동 지역에 문을 연다.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5만8594㎡(약 1만7755평), 관람석 2만607석 규모다. 지난 3월 기공식을 했다. 완공되면 한화를 비롯해 전국 야구팬의 발걸음이 더 잦아질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각 문화 사업을 제대로 진행해 대전을 재미와 감동이 있는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