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장기재직휴가 대상 확대, 딱딱한 조직문화 개선"
'떠나는 MZ' 제주도 퇴직공무원 75% 젊은 세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 떠나지 마세요."

일자리가 많지 않은 제주도에서 선호도가 높은 공무원을 그만두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안정성을 찾아 공무원이 됐지만 8·9급 급여로는 아이 교육비 등을 감당하기 쉽지 않은 점이 젊은 세대 공무원들의 큰 퇴직 사유로 분석된다.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응대의 어려움 등도 퇴직하는 젊은 세대 공무원들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3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 4월)간 전체 제주도 공무원 의원면직자 63명(제주시·서귀포시 제외) 중 5년 미만 근무자 47명(74.6%)이 의원면직 신청해 일을 그만뒀다.

의원면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이 공무원 생활을 5년 미만으로 한 젊은 세대인 셈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지난해 공직생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무원 6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는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의향이 있다' 문항에 '그렇다'라고 답한 중앙부처 및 광역자치단체 공무원이 45.2%에 달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면서 공무원 응시 열풍이 불었지만 근래 이마저도 식고 있다.

제주도 지방직 공무원 신규 채용 경쟁률은 2021년 19.2대 1에서 해마다 낮아져 올해 7.3대 1에 머물렀다.

젊은 공무원들이 빠져나가자 제주도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선 10년 이상 근무자에게 적용한 장기 재직 휴가를 5년 이상 근무자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관련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5년 이상 10년 미만 근무 공무원에게 5일간의 장기 재직 휴가를 주는 내용이다.

현재 장기 재직 휴가는 10년 이상 재직 시 10∼20일을 부여하고 있다.

9급 공무원의 성과상여금 지급 기준 호봉을 현행 10호봉보다 1∼2호봉 낮추는 내용의 조례 개정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맞춤형복지 포인트 상향, 연수 기회 확대, 심리상담, 점심시간 탄력 운영, 야간 근무 자제, 과도한 의전 금지, 건강한 회식문화 만들기 등도 추진 중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공무원노조와 함께 젊은 세대 공무원의 복지증진과 사기진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진 제도를 최대한 활용해 젊은 세대 공무원의 근무 여건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