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 딸 조민이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장관 딸 조민이 '조국의 법고전 산책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 재판이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김진하 이인수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4시 조 전 장관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고, 증거 조사 계획을 세운다는 점에서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 법정 출석 의무는 없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남겨진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다만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되지 않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는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아내 정 전 교수와 함께 아들 조원 씨의 입시 서류를 조작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으로 600만원을 수수하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된 혐의(업무방해,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사문서위조 등)와 딸 장학금 부정 수수와 관련된 혐의(뇌물수수) 등 총 12개 혐의를 적용해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또한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취임 당시 공직자윤리법상 백지신탁 의무를 어기고 재산을 허위 신고한 혐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관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장관 부부의 자녀 입시·학사 비리 부분은 사실상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지원과 관련해 이른바 '7대 스펙'을 동원한 것에 대해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이 최 의원 명의 인턴확인서 작성에 관여한 부분은 공모 여부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정 전 교수만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서류가 허위라는 점은 인정했다는 점에서 조민 씨가 부산대와 고려대를 상대로 제기한 입학 취소 처분 효력과 관련한 소송에 영향을 끼치리란 해석이 나왔다.

아들 조원 씨에 대해서는 조 전 장관이 정 전 교수와 함께 ▲ 한영외고 출결 허위 인정 ▲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 대리 ▲ 고려대·연세대 대학원 부정 지원 ▲ 최강욱 의원 명의 법무법인 인턴확인서 위조·행사 ▲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허위 지원 등에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알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사모펀드 관련 혐의 역시 대부분 무죄가 나왔다.

1심 선고 이후 조 전 장관은 "1심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죄가 난 부분에 대해선 성실하게 항소심에서 무죄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교수는 이번 재판과 별도로 딸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작년 1월 징역 4년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