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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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가 조작보도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KBS 측이 "보완 설명을 위한 재녹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 관계자는 24일 한경닷컴에 KBS 1TV '뉴스9' 이소정 앵커 멘트 재녹화와 관련한 논란에 "지난 19일 '뉴스9' 클로징 멘트를 통해 전날 방송했던 뉴스 앵커 멘트를 바로 잡았던 부분"이라며 "앵커가 전달한 내용에 다소 보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멘트를 수정한 뒤 영상을 재녹화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뉴스는 지난 18일 방송된 민주노총 건설노조에 대한 수사와 1박2일 집회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당시 이소정 앵커는 "경찰은 며칠 전 건설노조의 1박2일 집회를 불법이라고 못 박고 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어떤 부분이 집회시위법에 어긋나느냐는 논란이 불거졌고, 경찰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멘트했다.

이후 KBS방송인연합회와 KBS노동조합 등은 이소정 앵커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날 경찰은 백브리핑을 통해 민주노총 건설노조 집회의 어떤 행위들이 집시법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날 이소정 앵커가 소개한 리포트 본문에도 "(16일부터 1박2일간 서울 도심에서 진행된 건설노조 집회와 관련, 교통체증과 소음 등의 민원을 접수한) 윤희근 경찰청장은 건설노조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벌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는 도로 점거와 소음, 해산명령 불응 등인데 특히 야간 문화제를 빙자해 불법집회하면 해산하겠다고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KBS 사내 보도 게시판에도 '건설노조 집회 처벌 관련 이소정 앵커 멘트, 명백한 오보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당일 여러 기사를 보면 경찰은 백브리핑을 통해 밤샘 집회에서 건설노조의 어떤 행위들이 집시법을 위반했는지 여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심지어 앵커가 소개한 해당 리포트의 본문에도 '불법으로 규정하는 근거는 도로 점거와 소음, 해산명령 불응 등'이라는 내용이 나온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에 대해 KBS방송인연합회와 KBS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소정 앵커가 민노총에 대한 편향성으로 찌들은 앵커 멘트를 한 것에 대해 A 기자가 문제점을 지적하자 다음 날 그 앵커 멘트 화면을 슬쩍 바꿔치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KBS노조는 "23일 현재 KBS '뉴스9' 다시 보기를 보면 이 앵커의 옷이 달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옷만 달라진 것이 아니라 앵커 멘트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옷이 바뀐 것을 보면 당일이 아닌 이후 새로 녹화해 바꿔치기한 것 같다"며 "오보를 인정하지 않은 것도 모자라, 그 오보를 은폐하고 역사적으로 마치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덮는 조작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공정미디어위원회는 24일 성명을 통해 "KBS '뉴스9'가 19일 뉴스 클로징 멘트에서 사과는커녕 말장난으로 무마하려 했다. 보도가 허위 사실임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경찰이 어떤 부분이 불법인지 답을 내놓지 못했다고 전해드렸는데, 이는 불법 집회 전력이 있으면 유사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경찰 발표 내용에 한정된 것임을 밝혀드립니다'라는 애매한 멘트로 넘어갔다"며 "영상을 바꿔치기한 사실도 전혀 밝히지 않았다"면서 '엽기적인 조작 보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KBS 김의철 사장은 허위 보도와 오보 은폐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이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