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당 내 돈 봉투 살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62·인천 부평갑)이 “돈을 준 사실이 없다”며 검찰에 출석했다. '돈 봉투 의혹' 관련해 현역 국회의원이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19일 오전 이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 의원을 상대로 돈봉투 조달·전달 과정과 구체적인 수수자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8시 47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 의원은 를 A4 용지 1장짜리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이 의원은 “피의사실을 불법적으로 유출하고 의혹을 부풀려서 여론 재판으로 간주하려는 시도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며 “조사 일정 등이 실시간으로 유출되는 정황에 대해서도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녹취록 자체의 진위 여부를 따질 수는 없지만 (녹취록 중) 하나는 3월 30일, 다른 하나는 5월 3일께 풀린 내용인데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마치 하나의 연속된 일인 것처럼 묶어서 편집한 것은 다분히 의도를 가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월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목적으로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지인에게서 마련한 현금 1000만원 중 900만원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거쳐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이성만 의원이 19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한 이성만 의원이 19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확보한 이른바 ‘이정근 녹음파일’에는 이 의원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돈, 내가 내일 주면 안 돼? 오전 10시에 갈 테니까”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녹음된 대화를 한 사실은 맞지만 “(이씨가) 하도 돈을 달라고 하니까 핑계 댔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돈 봉투 의혹 관련자들로부터 돈을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국회의원 상당수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역 의원들의 경우도 수수자 특정을 포함해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이 의원 조사를 시작으로 돈 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르면 내주 초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의원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될 전망이다.

아울러 두 의원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도 불러 지시·개입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