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이사장 류광수)이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중장기 경영전략을 새롭게 개편했다. 한수정은 미세먼지·열섬현상 저감 및 탄소중립·녹색성장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고 9일 밝혔다.한수정은 도심 탄소흡수원의 기능 증진을 위한 △탄소흡수 능력이 높은 관목 우수 수종 선발 및 탄소흡수계수 개발 △미세먼지 및 열섬현상 저감을 위한 정원 소재 가능성 연구 △정원소재 보급·확산을 위한 증식·재배 기술 개발 △도심 탄소흡수원 기능 확대를 위한 식재 모델 및 관리기술 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한수정은 국내 처음으로 탄소흡수 능력이 높은 관목 우수종 10종을 발굴하고, 국내 관목의 유통량 기준 상위 5종에 대한 탄소흡수계수를 개발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관목 탄소흡수계수 개발한수정은 지난해부터 탄소흡수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흡수계수는 국가 온실가스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분류된다. 한수정은 국내 유통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상위 관목 30종 중 사철나무, 산철쭉, 조팝나무 등 5종에 대한 탄소흡수계수를 개발했다.정원 조성에 주로 사용되는 3년생을 기준으로 탄소저장량이 높은 그룹을 선정해 히어리, 박태기나무, 병꽃나무, 낙상홍 등 10종을 최종 선별했다. 한수정 관계자는“이 사업을 통해 정원·도시숲 식재 모델이 제시됐다”며 “이 모델은 400㎡당 연간 최대 1.6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학계와 업계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자생 식물을 활용한 도시환경 적합 정원소재 개발사업도 펼치고 있다. 한수정은 부싯깃고사리, 파초일엽, 완도호랑가시나무 등 실내 환경 적응 우수 자생식물 3종과 ‘스카이댄서’ 등 실외 환경 적응 우수 자생식물 2종의 경쟁력을 입증했다.정원 네트워크 활용을 통한 신규 정원식물 산업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수정은 바위고사리, 홍지네고사리 등 실내 정원 식물에 대해 해외 품종 고사리와 비교할 때 미세먼지 흡착능 기능이 1.5배 이상 우수한 것을 확인하고, 국내 고사리의 해외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생활밀착형 정원 조성 앞장한수정은 ‘정원드림 프로젝트’를 통한 전문인력 양성과 도시재생에 앞장서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정원을 디자인하고 조성 및 관리하는 현장 실습형 공모전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취업 준비생 및 예비 창업자들은 정원작가의 멘토링을 통해 정원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 3년간 75개 팀이 참가해 실내·외 정원을 조성했다.시민과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공동·다중이용시설을 활용해 녹색생활 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으로 2020년 5개소, 2021년 12개소, 지난해 38개소 등 55개소의 생활밀착형 정원을 조성했다.한수정은 올해 미세먼지·열섬현상 저감 및 탄소중립·녹색성장 실현을 위해 △권역별 산림생물자원 보전·복원 체계 확립 △산림 바이오 및 정원산업 혁신성장 강화 △국민 체감형 서비스 고도화 △지속할 수 있는 조직체계 혁신 등 4대 핵심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류광수 이사장은 “미세먼지·열섬현상 저감 및 탄소중립·녹색성장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는 등 탄소중립 디딤돌 역할을 했다”며 “올해는 탄소흡수원 식재 모델 및 관리 기술개발, 탄소흡수 효과에 대한 측정·평가 체계구축 등 생활권역 탄소흡수 증진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세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천에 나서고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쓰레기 줍기, 나무 심기 등의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산림생물 다양성 보전과 산림생물자원을 활용해 산림생물을 체계적으로 보전 복원하고, 탄소흡수에 기여하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탄소 발생량을 수치로 낮추는 산업체계와 달리 생물다양성 보전량은 수치로 계량화하기 힘들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와 교육, 기업·기관 연계,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미래 세대를 위해 ESG를 실천하고,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해 ESG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전국 64개 수목원 자생식물 보전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나무 심기 활동을 넘어 어떤 나무를 어디에 심고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곳이 수목원(식물원)이다.수목원은 식물의 보전원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산림 전용과 기후 위기에 따른 서식지 감소 등으로 자생지가 사라진 식물을 보전하는 ‘생물다양성 보전 기관’이다. 전국에 64개 수목원(식물원)이 특화된 지역 자생식물을 보전하고 있다.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하 한수정)은 기후·식생대별 국가수목원을 운영·관리하는 산림청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2021년 ESG 경영을 선포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한수정은 2021년부터 유한킴벌리, 네파 등 3개 기업과 ESG 민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는 참여 기업을 12개로 늘리는 등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구상나무 등 멸종위기 고산침엽수 보전 사업에서 밀원수와 희귀·특산식물 보전, 산불피해지 산림 생태 복원 등으로 다각화했다.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구상나무 현지외 보전원 조성 사업부터 대국민 캠페인과 미래 환경리더 양성 프로그램 등 기업별 특화된 ESG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외 보전은 존속이 어렵거나 자연 상태의 보전이 어려운 생물을 인위적으로 조절된 여건에서 보전하는 방법을 말한다.한수정은 디지털을 접목해 부산꼬리풀 등 국내 멸종위기식물을 디지털아트로 제작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발행했다. 또 수목원 가상현실(VR)을 적용한 재해·재난 관련 근로자(소방관 등) 심리치유 지원 사업도 진행한다. ○사라질 위기 놓인 사립수목원 지원수목원은 현지외 보전 외에도 교육, 전시, 연구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동시에 지역 사회·경제와 국민 휴식 공간 제공 등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K-ESG 기준(산업부) 및 ESG 모범규준(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산림 분야 활동이 반영되는 만큼 수목원과의 협력은 국내외 ESG 활동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활동 범위도 무궁무진하다.하지만 사립수목원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경영난으로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방문객 감소와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사립수목원이 존폐의 갈림길에 서면서 수목원 식물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한수정은 위기에 놓인 사립수목원을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과 지역 수목원을 연결하는 등 지속할 수 있는 가치 창출과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고 자연과 국민을 연결하는 플랫폼 기관을 실현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민·관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온라인을 활용한 ESG 사업 매칭 서비스를 운영한다.한수정은 ESG 실천 노력으로 지난해 대한민국환경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ESG 경영대상, 대한민국 ESG·CSR 경영대상, 올해의 광고PR상 금상(공공기관 부문)을 수상했다.환경경영시스템, 공정채용 우수기관, 교육기부 우수기관,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권경영시스템 등 대외 인증 실적도 달성했다. 인권영향평가에서는 1등급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류광수 이사장은 “식물을 지킬 방법을 찾는 수목원과 ESG 추진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이 협력한다면 생물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국내 수목원의 다양성도 유지될 수 있다”며 “민·관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의 지속적인 동참이 함께 이뤄질 때 모든 생물이 멸종의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기후위기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공공과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지속가능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과제가 됐다.세계적으로 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과 그린택소노미와 같은 국제적 주도권(이니셔티브)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환경보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산림청 등 관계 기관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정원과 수목원으로 ESG를 실천하는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사진)에게 공공기관의 ESG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ESG 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고 들었습니다.“경영 트렌드와 정부 정책에 맞물려 공공 부문에도 예외 없이 ESG 바람이 불었습니다. K-택소노미(2021년 환경부)와 K-ESG 가이드라인(2021년 산업부)이 연이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기관마다 ESG 경영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미래 세대를 위해 ESG를 실천하고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공공 부문의 역할입니다. 한수정은 산림정책 실행기관으로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 보전·복원, 연구와 정원 분야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ESG 시너지를 창출합니다. 민간의 ESG 확산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습니다..”▷ESG 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합니다.“한수정은 산업부의 K-ESG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100점 만점의 성과 목표를 만들었습니다. ESG 분야를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사회적가치성과실을 ESG혁신실로 명칭을 변경해 ESG 추진 총괄부서로서 인력과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성과보고회를 진행해 우수 부서를 선정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등 ESG 홍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사립 수목원과 17만 명을 대상으로 대국민 탄소중립 교육을 진행했고, 정원산업계와 지역 임·농가를 연결하는 등의 ESG 플랫폼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생활밀착형 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합니다. 녹색생활공간 확충과 탄소저감, 폭염 완화를 위해 공동·다중이용시설에 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생활밀착형 정원은 지난해 전국 106곳에 조성했습니다. 760명의 시민이 참여해 정원문화 확산과 지속가능한 정원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사립수목원과의 계약재배를 통해 자생식물 24만 본을 심었습니다. 정원 소재로 가치가 뛰어난 우리나라 자생식물을 알리고 사립수목원과의 상생협력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습니다.”▷인재 양성과 도시재생에 앞장서고 있다고 하는데요.“정원 분야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현장 실습형 공모전인 ‘정원드림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인력 양성과 도시재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참가자가 정원작가와 정원을 디자인하고 조성하는 등 정원분야 실무를 경험하는 정원드림 프로젝트도 4년째 운영 중입니다. 지난 3년간 75개 팀이 참가해 전국 도심 유휴공간에 75개의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했습니다. 한수정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37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했습니다. 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스마트가든 사업을 통해 지난해 전국 1002곳에 실내정원을 조성했습니다.”▷산림 분야 ESG 플랫폼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는 무엇인가요.“지난해 3월 울진·삼척 지역에 큰 산불 피해가 발생해 2만923ha(여의도 72배 면적)를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재난 극복에 동참하고자 수목원 관람객과 직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이불 200채를 전달했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지역에 공공정원을 조성하고, 재해를 겪은 주민과 진화대원들의 마음을 식물로 보듬고자 1800여 명의 피해지역 청소년과 진화인력을 대상으로 정원을 통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했습니다. 파괴된 산림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적십자에서 모금한 성금 3억원으로 산불 피해지역에 ‘기부자의 숲’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숲이 조성되면 국민들과 나무심기 행사, 숲가꾸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