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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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반반 결혼'하는 분들이 많다는데 '반반 결혼'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요?"

20대 대학생이 '반반 결혼'의 개념이 궁금하다며 결혼 게시판에 올린 질문이다.

그는 "흔히 예단 다 생략하고 집, 혼수 다 각자 반반씩 하는 것인가"라며 "생활비도 반반 내고 각자 경조사나 부모 챙기는 것도 반반이면 룸메이트랑 다를 게 뭔가. 제가 아직 어려서 이해를 못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만약 아이 낳게 되면 병원비와 산후조리 비용도 반반하게 되고 출산 후 바로 복직이 안 될 경우에 휴직이나 장기 외벌이를 할 경우도 있는데 그때는 반반을 어떻게 하나"라며 "아내가 수입이 없다면 대출이라도 받아서 생활비 내야 하나"라고 질문했다.

이 글에는 "'반반 결혼'이 뭔지 공부하려하지 말고 반반 타령하는 사람은 무조건 걸러라"라는 조언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작성자는 "버는 돈도 무조건 싹 다 반반인 이상적인 '반반 결혼'을 했다 치자. 그럼 생활비 각출하겠지? 그 생활비로는 어디까지 결제가 가능한가. 생리대 가능? 면도기는? 부부 중에 한명만 선호하는 식자재는? 쌀을 공동으로 사도 서로 먹는 양이 다를 텐데 비율 상정을 해서 추후 추징하나? 머리 길이에 따라 샴푸 사용량도 다를 텐데 그거 계산은 어떻게 하지? 결혼은 계산으로만 할 수가 있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해 호응을 이끌어 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결혼 적령기도 아닌 고작 스무살짜리가 벌써 따져봐도 반반 안 되는 거 투성이지 않나"라며 "어차피 살아보면 반반 안 된다. 서로 베풀며 살아가려고 해도 섭섭한 게 많은데 시작부터 반반 타령하는 남자는 1도 손해 보기 싫어하는 성격이다"라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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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 박은주 변호사는 최근 재테크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최근 3040이 이혼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인 문제, 생활비 분담에 대한 갈등'이 많다고 소개했다.

박 변호사는 "'반반 결혼' 커플은 결혼 이후 생활비 분담에 대해 사회생활할 때처럼 엑셀로 정리한다. 그런데 실제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의 계획과 틀어지는 부분이 있다"면서 "다툼이 생기고 못 살겠다 하면서 이혼을 상담하러 온다"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반반 결혼' 부부의 특징에 대해 "맞벌이하므로 공동비를 통장에 넣고 나머지를 각자 관리한다. 공동생활비에서 의식주, 관리비 등을 쓴다"면서 "이 돈은 공동을 위해 써야 하는데 개인을 위해 쓰면 난리가 난다. 화장품 사거나 미용실 가면 MZ세대 결혼에서는 이게 문제로 불거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처가에 가는 경우 남편은 아내에게 '기름값을 왜 내가 내? 처가 가니까 네가 내야지'라고 따지고 이런 것들로 서로의 기분이 상하고 갈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이혼이 인생의 실패처럼 느껴졌지만 요즘은 '가정'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들 한다"면서 "결혼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을 경우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처음엔 '반반 결혼' 문화가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엔 매우 많아졌다. 한두명이 아니라 요즘 세대가 그런 세대인 것 같다"며 "이혼율을 전체적으로 줄어든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 자체를 안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