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에 앞서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월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에 앞서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장기를 향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경례하는 모습을 방금 보셨습니다. 단상에 태극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

우파 대학생 단체인 신(新)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가 일장기 오보 사건의 장본인인 KBS 기자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3년 해외 장기 연수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KBS는 거짓말하면 미국 명문대도 보내주는 곳인가"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신전대협은 11일 성명을 통해 "거짓말이 들통나서, KBS가 나서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당사자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로 연수 보낸다"라면서 "세금으로 연 4천만원 이상의 지원을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신전대협 측은 "연수자로 선정된 기자는 KBS가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던 ‘일장기 오보’ 사건의 장본인이다"라며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장기에만 경례했다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기자의 오보 행위는, 방송법상 방송심의규정 9조(공정성) 제1항, 13조(대담, 토론 프로그램 등) 1항, 14조(객관성) 위반으로, 추후 허위사실 유포로 형사 고발까지 가능한 사안이다"라며 "언론 기본법 제9조에는 (언론의 주의 의무) 언론은 공표 전에 모든 공표사항의 진실성, 내용 및 출처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언론진흥재단 해외 장기 연수 신청 자격은 '소속사 대표의 추천을 받은 현직 언론인'이다"라며 "대형 오보 낸 지 한 달도 안 된 기자가, 다른 선후배 동료 언론인 신청자를 제치고 특혜를 누리는 것이 정녕 ‘한국 언론진흥’을 위한 길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3월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의 확대 정상회담 전 의장대를 사열하며 일장기와 나란히 걸려있는 태극기에 경례한 모습을 두고 KBS가 "(일본)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중계했다가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KBS는 뉴스특보 말미에 "앞서 저희 KBS가 일본 총리 관저 환영 행사를 중계하면서 남자 앵커가 윤 대통령이 일본 의장대에 인사하는 장면에서 ‘의장대가 태극기를 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으나 실제 일본 의장대는 일본 국기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고 정정했다.

이어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서 상황 설명에 착오가 있었다. 이를 바로 잡고 혼선을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KBS의 보도 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모르겠다"며 윤 정부의 의전을 비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가짜뉴스'로 분류되는 굴욕을 겪었다.

페이스북은 프랑스 통신사 AFP의 사실 확인(팩트 체크)에 따라 표식을 삽입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AFP 등이 포함된 IFCN(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과 제휴를 맺고, 허위 정보를 제공한다고 판단되는 게시물에 이 같은 문구를 추가하고 있다.

AFP는 특정 각도에서 촬영된 사진을 바탕으로 한 이런 게시물들이 일부 이용자들이 사실을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한편 언론진흥재단의 주요 재원은 정부광고수수료다. 근간이 되는 정부광고비는 세금으로 충당된 3364개 국가·공공기관과 지차체 등의 예산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