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 큰불 잡혀…'산불 3단계' 홍성은 이날 밤 넘길 듯
건조특보에 바람까지…전국서 동시다발 산불 '비상'(종합)
전국에 건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민가가 불에 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나면서 산림당국이 진화 장비와 인력을 분산 배치해야 하는 데다 바람까지 비교적 강하게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산불 3단계' 홍성서 민가 피해도…곳곳 '산불 1∼2단계'
2일 산림청 실시간 산불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까지 산불 34건이 발생해 이 가운데 22건 진화 완료했고, 나머지는 진화 중이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께 발생한 홍성 서부면 산불은 '산불 3단계'가 발령된 상태서 발생 7시간 넘게 불이 확산하고 있다.

산림당국 등이 헬기 17대와 장비 67대, 인력 1천757명을 동원해 불을 끄고 있으나 이날 밤을 넘겨야 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은 21%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민가와 축사 등 14채가 탄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 100여명이 대피했고,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는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가동하고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

도청 전 직원이 소집됐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헬기를 투입해 기승을 부리는 불길을 잡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밤새 지상 특수진화대가 산불을 끄고 내일 해가 뜨면 다시 헬기를 투입해 진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조특보에 바람까지…전국서 동시다발 산불 '비상'(종합)
서울 한복판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에서도 오전 11시 53분께 불이 났다.

6부 능선에서 발생한 화재는 바람을 타고 한때 정상 부근으로 번졌으나 5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다.

이 불로 축구장 20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4㏊가 불에 탄 것으로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인근 120가구 주민들이 홍제주민센터, 인왕초등학교, 경로당, 인왕중학교 등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 등은 해가 지기 전에 불을 모두 끄기 위해 잔불정리 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 발생한 산불도 6시간 넘게 잡히지 않고 있다.

산직동 인근에서 시작한 불이 장태산 방면으로 번지는 상황으로, 헬기 6대와 인력 375명 등이 투입됐다.

현재 인근 요양병원 입소자들과 주민 등 340명이 대피 완료했다.

충남 보령에서도 산불이 확산하면서 오후 6시 30분을 기해 '산불 2단계'가 발령됐다.

진화율은 30%로 파악된다.

충남 금산과 경북 군위에도 산불 1단계가 발령된 상태에서 진화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각 시·군은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산불 발생을 알리고, 대피를 유도했다.

앞서 충남 천안과 서산, 경기 양평 등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진화됐다.

건조특보에 바람까지…전국서 동시다발 산불 '비상'(종합)
◇ 정부 "산불 총력 대응·피해 최소화" 한목소리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 진화와 예방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도운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등 관계 부처는 유관 기관의 헬기, 인력 등 가용 자원이 지원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가동하라"고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산림청과 소방청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 대피에 만전을 다하라"며 "일몰 전까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진화 인력 안전에도 유의하라"고 지시했다.

소방청은 전국 동시다발 산불에 이날 오후 1시 20분부로 긴급중앙통제단을 가동하고, 오후 2시 12분 직원 비상소집을 내렸다.

앞서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홍성 산불에 대해 피해 최소화를 지시하고, 모든 가용자원의 출동 태세를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잔디 김형우 우영식 한지훈 계승현 김소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