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를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경찰에 관련 신고가 폭증하고 있다. 범죄 자체는 경미한 경우가 많지만 처벌받게 되면 성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합의금을 노리는 ‘전문 고소꾼’도 생겨나고 있다. 일선 경찰서는 무분별한 통매음 신고로 인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2047건이던 통매음 신고는 지난해 1만594건으로 2년 새 다섯 배 폭증했다. 검찰 송치 건수도 늘었다. 2020년 검찰에 송치된 통매음 피의자는 1701명이었는데 2년 새 8213명으로 382%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업무가 안 될 정도로 통매음 고소가 쏟아진 적도 있다”며 “성적 혐오 표현과 관련해 신고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통매음은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목적으로 사진, 문자, 영상 등을 발송했을 때 성립하는 죄목이다. 컴퓨터 게임이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성(性)적인 욕설 등을 했다가 입건되는 사례가 많다. 통매음은 명예훼손 및 모욕과 달리 성범죄로 분류돼 성폭력특례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된다. 유죄가 확정되면 성범죄 전과기록이 남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입출국 제한, 신상정보 공개 등 각종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

이 때문에 합의금을 노린 전문 고소꾼도 늘고 있다. 컴퓨터 게임뿐 아니라 소개팅앱을 이용해 성적인 욕설과 사진을 보내도록 유도한 뒤 증거물을 수집해 경찰에 신고한다. 피의자가 경찰 조사나 검찰 조정 과정에서 원하는 합의금을 주면 고소를 취하하는 방식이다. 재판까지 가더라도 성범죄로 분류돼 국선변호사가 지원된다는 점을 악용해 합의금을 줄 때까지 피의자를 괴롭히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이 요구하는 합의금은 200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법조계에서는 통매음 처벌이 쉬운 데다 벌금형만 받더라도 취업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모욕죄·명예훼손죄와 달리 쉽게 고소로 이어지는 데다 성범죄로 처벌돼 공직자와 취업준비생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조민수 법률사무소 미라 대표변호사는 “통매음은 초범도 비교적 쉽게 처벌기록이 남을 수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