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전북대캠퍼스 유치되면 지역활성화 마중물 기대 '반색'
부지·건물 감정가 205억 감당 능력, 학생 정원 확보가 최대 관건
장기 방치 남원 서남대 활용방안 모색되나…성사까지 산넘어 산
전북 남원에 있는 옛 서남대는 지역민에게 애증의 대상이다.

1991년 3월 문을 열 때만 해도 지역발전에 획기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인구 10만이 채 안 되는 농촌 도시에 대학이 들어섰으니 그럴 만도 했다.

수학과와 전자공학과 등 10개 학과로 출범했다가 1995년에 50명 정원의 의예과까지 신설될 때까지만 해도 장밋빛 일색이었다.

그러나 1997년 설립자가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교육부의 특별감사에서 교비 횡령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고 의대생 134명의 학위가 취소되는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2015년부터 명지의료재단, 예수병원 컨소시엄 등이 인수에 나섰으나 차례로 무산됐고 개교 27년 만인 2018년 2월 결국 문을 닫았다.

장기 방치 남원 서남대 활용방안 모색되나…성사까지 산넘어 산
폐교된 서남대는 남원의 골칫거리로 남았고 학교 인근의 상권도 완전히 붕괴했다.

한때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부지로 거론됐으나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뒤 서남대는 무성한 잡초만 우거진 도심 속 흉물이 되고 있다.

전북대 남원캠퍼스 유치는 옛 서남대 설립에 버금가는 지역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게 남원시의 판단이다.

최경식 남원시장이 전북대 남원캠퍼스 유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지역 활성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대와 남원시는 남원캠퍼스에 항공·드론·도심 항공교통(UAM)과 관련된 학과를 중점적으로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분야는 남원시가 미래 성장동력산업으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이다.

남원은 'FAI(국제항공연맹) 월드 드론레이싱 챔피언십대회'와 'LX드론활용센터'를 유치했고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 지정, 항공안전기술원 유치 등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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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북대의 역량이 더해지면 드론·항공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드론 및 도심 항공교통(UAM) 분야의 선도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서남대 부지와 건물의 감정평가액만 205억원이나 된다.

전북대와 남원시가 감당하기에 적지 않은 액수다.

남원캠퍼스에 얼마만큼의 학과와 인원을 배치할 수 있을 것인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가뜩이나 학령 인구 감소로 지방대학의 정원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다만 남원시는 교육부 및 기재부와 협의 결과 일정한 기준을 갖추면 학과나 학부 증설 또는 정원 증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최경식 시장은 "폐교된 뒤 오랜 기간 방치되는 서남대 문제 해결은 남원의 해묵은 과제"라며 "여기에 전북대 캠퍼스를 유치하는 것은 최선의 활용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북대와 힘을 모아 순차적으로 풀어나가겠다"며 "전북대캠퍼스를 반드시 유치해 지역 발전과 활성화의 주춧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