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인근에서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주택가를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인근에서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주택가를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물원을 탈출해 도심을 활보하는 등 소동을 벌인 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가 현재 단단히 삐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동물원 측은 세로의 안정을 위해 암컷 얼룩말을 동물원으로 데려올 예정이다.

26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사육사들이 한 암컷 얼룩말을 세로의 짝으로 정해놨다. 다만 이 암컷은 아직 나이가 어려 한동안 부모 곁에 머물다 내년에 세로와 함께 지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로의 보금자리도 바뀐다. 세로가 뛰쳐나왔던 나무 울타리를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올릴 계획이다. 현재 세로의 우리는 2010년 지어진 것으로 관람객의 시야를 고려해 다소 낮은 편이다.

앞서 지난 23일 오후 2시40분께 두 살배기(2021년생) 수컷 얼룩말 세로가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 주변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부수고 탈출했다. 세로는 인근 도로를 지나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30분 만에 마취총 7발을 맞은 뒤 생포됐다.

이에 얼룩말이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인데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껴 탈출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로는 2019년 6월 동물원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지내다 2021년 엄마 '루루'를 잃고 지난해 아빠 '가로'마저 차례로 잃었다. 세로는 사람 나이로 치면 10살 정도이다. 부모를 잃은 상실감에 옆집 캥거루와 싸우기 일쑤였고 밥도 잘 먹지 않다 결국 탈출까지 감행했다.

24일 세로는 동물원에 복귀했지만 가장 좋아하는 간식 당근을 줘도 먹지 않고 실내 기둥을 머리로 치는 등의 행복을 반복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동물원 측은 세로에 대해 "다행히 세로가 회복이 잘 돼서 건강하지만 심리 상태가 완전히 삐져 있는 상태"라며 "간식도 안 먹는다는 표현을 확실히 하고 시무룩하게 문만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