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출근하라" vs 직원은 "싫어요"…재택근무 '신경전'
"한 공간서 함께 일해야 효율"
직원들은 일방 통보에 반발
"출근이 생산성 담보 못해"

쏘카 관계자는 “대면으로 소통해야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업무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에 익숙해져 있던 회사원들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은 이달부터 사무실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전면 출근제로 전환했다. 숙박 플랫폼 업체 야놀자는 사원들에게 다음달부터 주 2회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한다. 사무실 출근이 업무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소연한다. 쏘카는 주 3회 재택근무를 시행한 지난해 영업이익 94억원을 달성했다. 쏘카의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특히 재택근무 폐지의 결과가 반드시 사무실 출근이어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월부터 주 1회 사무실 출근을 없애고 ‘근무지 자율선택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집 앞이든, 지방이든 일에 몰입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로든 출근해도 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사무실 출근보다 새로 바뀐 제도가 구성원의 업무 효율을 더 높인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사무실 출근 자체보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이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직원에게 통보하다 보니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 개발자로 일하는 이모씨(27)는 “재택근무를 위해 사비로 관련 장비를 500만원어치 샀는데 완전히 무용지물이 됐다”며 “대표님이 항상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는데 완전히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가 치솟는 데다 경기도 불황이라 기업으로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고용시장이 한파이기 때문에 이직이 쉽지 않다는 점도 사측이 사무실 출근을 밀어붙이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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