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 입학도 증가…"전문대, 미래 보장 확실"
예술대학 다니다 치위생사로…전문대 '유턴 입학' 비율 늘어
일반 대학에 다니다가 불확실한 진로 탓에 전문대학으로 다시 입학(유턴 입학)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23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학생(전문대학 이상자 특별전형)은 지난해 기준 1천770명(1.3%)으로 5년 전(1천453명)에 비해 317명 늘었다.

전문대 유턴 입학생은 2017년 1천453명(0.8%), 2018년 1천537명(0.9%), 2019년 1천525명(0.9%), 2020년 1천571명(0.9%), 2021년 1천769명(1.2%)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유턴 입학에는 4년제 대학 중퇴자도 포함하는데, 통계에는 중퇴 입학생을 따로 계산하지 않아 실제로는 유턴 입학생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대는 일반 대학에 비해 학비도 비교적 저렴하고 교육기간도 짧고 취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전문대 취업률은 71.3%로 일반대(64.2%)보다 높았다.

대구과학대학교 레저스포츠과에 유턴 입학한 쌍둥이 자매 오지은(21)·오지현(21)씨는 하키 특기자로 일반 대학에 입학했지만 보다 명확한 진로를 찾기 위해 전문대로 다시 들어왔다고 했다.

이들은 "운동선수는 부상이나 슬럼프로 운동을 할 수 없으면 다른 길을 찾기가 어렵다.

전문대학에서는 선수뿐만 아니라 물리치료사, 필라테스 강사, 헬스 트레이너를 할 수 있고 졸업 후 실기교사 자격증도 나온다"고 말했다.

외고를 거쳐 일반대학 러시아과를 졸업했지만 전문대 간호학과에 간 경우도, 예술대학에서 관현악을 전공하다가 전문대 치위생과로 간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만학도의 비율도 늘고 있다.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전문대 만학도 입학생은 지난해 1천631명(1.2%)로 5년 전(1천559명·0.9%)에 비해 증가했다.

이들은 은퇴 후 재취업을 준비한다든지 새로 찾은 적성을 공부하기 위해 전문대를 선택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45년 만에 전문대 바리스타 제과제빵과의 입학한 경우도, 일반대학에서 교수를 하다가 전문대 관광중국어과에 들어온 경우도 존재했다.

제주 한라대학교 일반대학 교수 출신인 김성우(68)씨는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고자 관광중국어과 새내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제주도가 국제 관광도시로 재도약하고 새로운 지역 브랜드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비전을 보고 전문대 진학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