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매개 기능 강화…"라이즈 사업 통해 효과 극대화할 것"
라이즈로 날개 단 부산…박형준 시장 "지역청년 유출 중단 확신"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산학 협력을 통해 부산 지역에서도 청년들의 자기실현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할 것"이라며 "지산학 협력센터가 제대로 하면 부산 청년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22일 부산시청에서 교육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혁신 거점의 중심이 대학인데, 대학의 혁신 역량이 되지 않다 보니 지역, 대학이 함께 가라앉는 국면이 지속했다"며 지산학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학 협력에 지자체를 더한 개념인 지산학 협력은 부산시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대표 정책 중 하나다.

지자체가 나서 산학 협력의 연결·매개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부산이 지산학 협력에 매진하게 된 것은 한국 제2의 도시라고는 해도 부산 역시 지역 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순 없었던 탓이 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2018∼2022년 지역 법인은 957개가 경기, 서울, 경남 등으로 순 유출했다.

부산 지역 대학·대학원 졸업자는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그마저도 42.5%는 부산 외 지역으로 취업해 지역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해 1만명 가까운 청년이 수도권으로 유출된 것으로 부산시는 파악했다.

박 시장은 "제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부산대는 소위 SKY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맞먹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지역과 서울의 교육 격차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과 기업, 대학과 산업이 밀접하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방정부가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며 "그것이 지산학 협력을 제1번 정책으로 만든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산학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산시는 전국 최초인 2019년 1월 지자체 내 대학지원부서를 마련하고 2021년 8월 전국 최초로 지산학 협력 전담 기관인 지산학 협력센터를 설립했다.

지산학 협력센터는 지산학 선도기업인 지산학 브랜치 52개를 지정해 이들 기업에 지역 내 인력,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산학 통합 e-플랫폼'을 구축했다.

지역 학생들이 지역 내 기업에서 현장 실습하고 나아가 취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지난해 229개사, 지역 대학생 426명의 현장실습을 매칭해주기도 했다.

실제로 현장실습생 중 취업으로 연계된 학생도 15명 있었다.

기업 유치를 위해 재작년 2조원, 작년 3조원을 투입하고 전입한 기업이 부산 출신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 연계형 교육을 실시할 경우 지자체가 교육비를 지원하는 등 기업 유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산학 협력 성공사례 경험이 많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아 지난 8일 교육부의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라이즈·Regional·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시범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부산시는 지역발전 전략 연계 5개년 라이즈 계획을 수립한 뒤 교육부와 협약을 맺고, 2025년부터는 대학 재정지원 사업 예산을 통으로 내려받아 라이즈 계획에 따라 집행한다.

라이즈 사업을 통해 지역 수요에 맞는 인력 양성,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이 강화돼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게 박 시장의 생각이다.

라이즈로 날개 단 부산…박형준 시장 "지역청년 유출 중단 확신"
박 시장은 "서울에 간 부산 청년들도 어느 정도 여건이 되면 부산으로 되돌아오겠다는 설문도 있는데, 지산학 협력센터가 제대로 하면 부산 청년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정부는 가만히 있으면 물에 빠진 형국이어서 지푸라기라도, 남의 머리채라고 잡고 나와야 하는데 (중앙정부 방식대로) 자유형 해서, 평영해서 나오라고 하면 못 산다"며 "지역 산업, 기업, 대학의 미래에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선 의사결정 권한을 지역 협력 체계에 주는 게 맞다"며 라이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산학 협력 사업이 추진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숫자로 드러나지 않지만, 분위기는 달라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부산 내 중소 도금업체인 동아플레이팅의 이오선 대표는 지난해 지산학 협력 브랜치로 지정된 후 산학연계 현장실습생 지원 제도를 통해 젊은 직원들이 많이 찾는 회사로 변모했다고 강조한다.

이 대표는 "고등학생, 대학생들이 막상 와보니 '생각한 만큼 구린내 나지 않고 괜찮네, 실습 한번 해볼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며 "2022년 2학기 실습 온 학생 중 3명이 지원했고, 2022년 동계 실습으로 온 1명이 또 지원해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산학 협력 사업의 효과가 눈으로 보이고 피부로 와닿으니 많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