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공판서 증언…"유동규, 이재명에 윤건영 소개"
"김용, 2021년 말 맥락없이 '돈 받은 적 없다' 해"
정민용 "유동규에 건넨 1억, 김용 다녀간 뒤 사라져"(종합)
'대장동 일당' 변호사 정민용 씨가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 씨에게 건넨 1억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사무실을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공판에서 2021년 4∼8월 남욱 씨 측에서 4차례에 걸쳐 총 8억4천700만원을 받아 유씨에게 건넨 과정과 돈을 요구받은 경위를 설명했다.

정씨는 과거 성남도시개발공사 소속으로 대장동 사업의 공모지침서를 작성했던 인물이다.

그는 김 전 부원장, 유씨와 공모해 남씨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함께 기소됐으며 이날은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검찰이 "피고인 김용이 20억원의 선거자금을 요구한 것을 안다고 검찰 조사 때 (정씨가) 진술했는데, 유동규가 2020년 이를 증인과 남욱에게 알려줬나"라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씨는 이어 "남욱이 2020년 2∼3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 3차례가량 왔고, 다양한 얘기를 나눴는데 그 중 자금에 관한 것도 있었다"며 "남씨가 이후 골프를 치거나 할 때 부동산 신탁회사나 박달동 사업(스마트밸리 조성 사업) 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민용 "유동규에 건넨 1억, 김용 다녀간 뒤 사라져"(종합)
정씨는 또 2021년 4월 말께 남씨 측근 이모 씨에게서 1억원을 건네받은 뒤 그해 4월 말 또는 5월 초순께 유씨의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가져가 유씨에게 건넸다며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다.

그는 자신이 건네받을 때 종이 상자에 담긴 현금 1억원이 영양제 쇼핑백에 담겨 있었고, 이 때문에 이씨가 "약입니다"라며 농담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자신도 유씨에게 돈을 주며 같은 농담을 했다고 부연했다.

정씨는 "돈을 주면서 '약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씨가 '이따 용이 형이 올 거야'라고 얘기했다"며 "얼마 후 김용 의원이 오자 유씨가 직접 문을 열어주고 함께 사무실로 이동해 5∼10분가량 있다가 김 의원이 나갔다"고 말했다.

정씨는 "김 의원이 떠나고 나서 유씨 사무실에 갔는데 (돈이 든) 쇼핑백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유씨에게서 '이재명 대표에게 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소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유동규로부터 윤건영과 박관천을 만났단 얘길 들었나"라고 묻자, 정씨는 "유씨가 윤건영을 만나고 와서 'BH(청와대) 경험에 의하면 사람을 뽑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란 얘기를 했다'고 저한테 말했다"고 답했다.

정씨는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배석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장동 수사로 남씨가 구속된 직후인 2021년 11∼12월 남씨 부탁으로 김 전 부원장을 세 차례 만난 경위도 증언했다.

그는 남씨가 '검찰 지휘부와 소통할 수 있는 변호사를 소개해달라'고 해 김 전 부원장에게서 남씨 사건을 맡을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정씨는 특히 그해 12월29일 여의도의 카페에서 세 번째로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김용 의원이 맥락에 맞지 않게 '저는 돈 받은 적이 없어요'라는 말을 해서 혹시 녹음하려고 저런 말을 하나 싶었다"며 "녹음한다면 확답하면 안 될 것 같아 얼버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씨가 김용 의원을 만나기 전에 '혹시나 협박으로 들리지 않게 깍듯이 하라'고 당부했기 때문에 혹시 내가 예의 없이 말한 게 있나 돌아봤다"고 부연했다.

검찰이 "남욱의 당부는 김용 피고인이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부탁(변호사 소개)을 한다는 것이 협박으로 비치면 안 된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정민용 "유동규에 건넨 1억, 김용 다녀간 뒤 사라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