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커낼독 지구. 서울시  제공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커낼독 지구. 서울시 제공
지난 16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그랜드 커낼독 지구. 페이스북, 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한 이곳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TAMI(과학기술·광고·미디어·IT)산업의 중심지다. 10여 년 전만 해도 골칫거리 우범지대였던 폐쇄 항만 가스시설 부지는 창의적인 건축물을 품으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이날 그랜드 커낼독 지구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지역을 벤치마킹해 삼표 부지와 서울 성수동 일대를 서울 한강변의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G.F.C)’로 조성하고 TAMI산업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수동 일대를 첨단 산업 기업이 모인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삼표 부지를 최첨단 TAMI 기업들을 집적시켜 활발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세계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이 몰려들 수 있는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멘트 공장을 철거한 삼표 부지에는 도시건축디자인 혁신방안 중 ‘건축혁신형 사전협상’을 처음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혁신 건축을 독려하기 위해 정해진 용도구역에서 자유로운 서울형 새 용도지역 체계 ‘비욘드 조닝’을 도입한다. 창의적인 디자인을 위해 국제 현상설계 공모도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민관이 협력해 국제설계공모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라며 “한강변 높이 규제가 철폐돼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도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미 삼표 부지 용도변경을 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했다. 이에 용적률이 200%에서 800%로 상향됐고 서울시는 600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확보할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이 재원을 삼표 부지 주변 접근성 확대, 주민 편의시설 조성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공공기여를 활용해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 머릿속 구상이 복잡했는데 이곳에 와서 다듬었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동 일대에 우리 젊은이들이 활발하게 새로운 기업을 일으키고 세계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몰려들 수 있는 일과 주거와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숲은 기존 성수지역 입주기업과 삼표 부지 G.F.C가 TAMI 기업을 중심으로 미래산업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전시문화, 컨벤션, 콘퍼런스 등 신기술 및 문화 체험 공간 미래 공유 플랫폼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삼표 부지 G.F.C는 국제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청해 혁신적인 디자인의 수변 랜드마크를 건립한다. 서울시는 이때 삼표 부지뿐 아니라 서울숲 일대 활성화 개발 구상을 함께 제안받을 계획이다. 서울숲과 연계 시설, 한강 특화시설 등의 아이디어 공모를 받아 이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발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부터 국제적인 설계가를 지명해 삼표 부지, 한강변 개발 국제 설계공모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린=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