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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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가수'와 '기부 천사'로 유명한 가수 현숙이 어려서 아버지를 잃은 골프 유망주를 후원하게 된 사연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해 말 국가보훈처(보훈처)와 함께 '보훈 산타' 행사에 참여한 뒤로부터 천안함 유족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현숙은 지난 12일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 출연해 '보훈 산타'를 자처한 것과 관련, "국가 영웅의 자제들이 얼마나 아빠가 그립겠냐"며 "천안함 유족, 소방관, 나라를 위해서 일하신 분들의 자녀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산타복을 입고 직접 집에 방문해 전달해 주고, 짜장면도 먹는 등 하루를 같이 보냈다"고 밝혔다.

이날 현숙은 천안함 피격 사건 유가족으로 알려진 골프 유망주 최의진 학생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천안함(사건)이 벌써 13년이 됐다"며 "최 학생이 (사고 당시였던 2010년) 1월에 태어났는데, 아빠가 3월에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현숙은 "(최 학생이) 아빠 얼굴을 모르니 같이 밥을 먹는데 제가 눈물이 나더라"며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후원도 하게 됐고, 지금은 이모가 돼서 전지훈련 가면 사진도 보내오고 가끔 식사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늘에서 아빠가 보고 계시겠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순직하셨으니 예쁜 딸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이 보살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한 해 지났으니 이제 14살 됐다. (최 학생이) 정말 예쁘더라"고 귀띔했다.
지난해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국 전몰.순직 군경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훈 산타단 출범식에서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성우 안지환씨, 가수 현숙씨 등 멘토단과 함께 산타복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국 전몰.순직 군경 어린 자녀들을 위한 보훈 산타단 출범식에서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성우 안지환씨, 가수 현숙씨 등 멘토단과 함께 산타복장을 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숙은 2004년 본인의 고향인 전북 김제를 시작으로 연평도, 울릉도, 추자도 등 전국의 어르신들을 위한 목욕차 운행도 이어왔다. 받았던 사랑을 되돌려 줄 때 느끼는 행복이 기부의 보람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현숙은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부끄러워하시지만, 제가 땀을 많이 흘리면서 애정으로 밀어드리면 너무 좋아하신다"면서 "누워계셨던 분들이 일어나서 손을 흔들어주시면 너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본인이 어렸을 때 정말 가난했다고 밝히며 "(우리 가족도) 그렇게 배고픈데, 아빠가 동네 이장을 하면서 주변에 (뭔가를) 갖다주시는 모습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되는 것만도 감사한데, 엄마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재능도 주셨지만 늘 좋은 생각을 하는 건강한 정신도 주신 것 같아 너무 좋다"고 웃어 보였다.

앞서 보훈처는 성탄절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전국 47곳의 전몰·순직 군경의 어린 자녀들에게 '보훈 산타'가 찾아가 선물을 전달하는 지원사업을 벌였다.

해당 행사에는 가수 현숙 이외에도 박민식 보훈처장, 히어로즈 패밀리(가족) 프로그램 후원·지도단(멘토단) 일원인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성우 안지환 등이 참여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