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지역 상생 목적으로 내세운 충남 예산시장에서 '검게 탄 닭구이를 판매했다'는 폭로가 공분을 산 가운데, 해당 가게 측 사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3일 해당 가게 사장 A씨 측의 법률 대리인은 한경닷컴에 "사건의 진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받기 전부터 한 개인으로서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충격과 예산군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조금이나마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다"고 밝혔다.

A씨 측은 온라인에 사진과 글을 게재한 손님 B씨를 상대로 정보통신법 위반, 손해배상 청구 등을 검토 및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A씨 측은 조리 과정에서 닭 내부 쪽으로 광범위하게 그을음이 발생하기는 어렵고, 그을음에 대한 항의 및 교환요청 등을 하지 않은 채 B 씨가 게시글을 게재해 피해를 키웠다는 입장이다.
B씨 주문한 통닭과 당시 CCTV 화면. 사진=업주 측 제공
B씨 주문한 통닭과 당시 CCTV 화면. 사진=업주 측 제공
이에 대한 증거로 A 씨는 해당 사건과 관련된 CC(폐쇄회로)TV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A 씨 측은 "CCTV에 가게 직원이 B 씨에게 제공할 닭구이를 그릴 통에서 꺼내 선반 위에 놓는 장면이 확인됐는데, 당시 구이가 심하게 탄 상태가 아니었다"며 "B 씨가 올린 사진은 닭구이를 뒤집은 내부 쪽에 해당한다. 닭구이의 조리과정 특성상 닭 다리 및 날개 끝부분은 그을음이 발생할 수 있으나, 바깥쪽의 그을음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내부 쪽의 그을음 정도가 사진처럼 심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B 씨가 올린 게시글에서 "바비큐 통에서 (닭구이를) 꺼낼 때 너무 탄 거 같아 바꿔 달라고 했는데, '사과즙을 바른 부위가 탄 거라서 괜찮은 것 같다'는 대화를 직원과 주고받았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CCTV 영상에서 확인한 바로는 서로 대화를 나눈 시간은 약 2초에 불과하다"며 "당시 A 씨를 응대한 직원의 기억이 명확하지 않을 수는 있으나, A 씨가 '내 것이 맞느냐'고 문의해 직원이 '그렇다'는 대답을 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업주 측이 제공한 닭구이가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업주 측 제공
업주 측이 제공한 닭구이가 만들어지는 과정. /사진=업주 측 제공
가게 측은 닭구이 조리과정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A 씨는 "바비큐 굽는 방식은 불을 직접 쬐는 '직화'로 굽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릴 안에 순환되는 열을 이용해 굽기 때문에 B 씨가 올린 사진에서와 같이 안쪽, 즉 닭의 배 쪽이 그렇게 심하게 타는 경우는 발생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불 위에 올려놓고 굽지 않는 이상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25일 가게에 방문해 항의했다고 밝히며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A씨는) 무조건 CCTV 영상 제공을 거부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A 씨는 "B 씨가 찾아와 화를 내면서 CCTV 영상 제공을 요청해 '수사기관 등의 공적인 요청이 없으면 다른 손님의 개인정보보호를 고려해 임의로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정중히 거절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B씨가 가게에 재방문했을 당시 사과를 건넸으며, 그런데도 B씨가 소란을 피워 결국 옆 가게에서 경찰을 불렀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아울러 A씨는 "이번 사건은 더본코리아 및 백종원 대표님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며 '예산시장 프로젝트'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2일 오후 1시 42분께 해당 가게를 방문한 B씨가 닭구이 1마리를 포장해 간 후 같은 날 오후 10시 24분께 '새까맣게 타버린 닭구이를 받았다'는 게시글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확산했다.

B씨는 "먹을 때 보니 껍데기고 뭐고 홀랑 탔다"면서 "탄 냄새 때문에 바비큐 4분의 1은 버린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마리당 1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통닭의 상태에 네티즌들은 "백종원도 화낼 일이다"라며 공분했다.
출처 = 백종원 유튜브
출처 = 백종원 유튜브
앞서 백 대표는 고향인 충청남도 예산의 한 상설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예산전통시장 내 국숫집 등 식당 5곳을 지난달 9일 개장했다. 지난해 공실로 방치됐던 상가를 사들여 옛날 모습을 살린 식당으로 뜯어고친 것이다. 프로젝트 실행 일주일 만에 방문객 1만명을 돌파하며 세간의 큰 관심을 얻었다. 하지만 대기줄이 길다는 문제 제기와 더불어 화장실 위생, 먼지 발생 등에 대한 지적 등이 꾸준히 이어지자 백 대표는 오는 31일까지 재정비 차원에서 휴장한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