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환영"·강릉 "섭섭해도 수긍"·원주 "경악과 우려"
장애인 부모 단체 "설립 결정 감사…소외 없는 운영 기대"
강원특수교육원 동시 설립 결정에 3개 지역 반응 '온도 차'(종합)
강원도교육청이 특수교육 활성화와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해 건립을 추진하는 강원특수교육원을 춘천·원주·강릉에 동시 설립하기로 28일 발표하자 각 지역에서 온도 차가 있는 반응을 보였다.

도 교육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교육원 본원을 춘천에, 분원은 강릉과 원주에 각 건립한다고 밝혔다.

본원 유치를 성공한 춘천은 환영의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춘천시는 이날 오후 "특수교육원 본원 유치를 환영하며 교육청의 현명한 판단에 깊이 감사한다"는 입장을 냈다.

시는 "학령기 장애인 교육은 특수교육원에서 담당하고, 학령기 이후에는 장애인 평생교육센터에서 진행하게 된다"며 "분원을 설립하는 원주·강릉과 지속해서 협력과 소통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원특수교육원 동시 설립 결정에 3개 지역 반응 '온도 차'(종합)
가장 활발한 유치 활동을 벌인 원주지역은 분원 유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견해다.

원주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단 공동의장단은 성명을 통해 "본원은 춘천에, 원주·강릉은 분원으로 세 지역 동시에 설립하기로 결정된 것에 대해 경악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의장단은 "600억원이 넘는 규모의 특수교육원을 200억원씩 3곳에 똑같이 나눠서 설립·운영하겠다는 것은 애초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더 나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한 취지에 맞지 않고 제대로 설립과 운영이 이뤄질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경호 교육감에게 애초 목적대로 설립 추진단을 구성하고 공정하고 정확한 검토를 통해 특수교육원 본원 선정지역을 다시 정할 것을 촉구했다.

공동의장단에는 원강수 시장과 이재용 시의회 의장, 국민의힘 박정하·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 등이 포함됐다.

범시민추진단에서 실무추진을 맡은 전서영 원주시학부모회연합회 특수교육부회장은 "결과를 듣고 화가 날 정도"였다며 "이런 나눠주기식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또 "정보공개 청구와 기자회견, 항의 방문 등 후속 대책을 두고 추진단 차원에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원특수교육원 동시 설립 결정에 3개 지역 반응 '온도 차'(종합)
강릉지역은 분원 건립이 아쉬워도 수긍한다는 반응이다.

최종봉 강릉 유치 범시민추진단장은 "차라리 세 지역에 추진한다고 미리 방향을 제시했으면 이렇게 유치전이 뜨거워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 교육청이 오히려 싸움을 부추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왕 건립을 발표했으니 본원과 분원 운영에 차이를 두지 않도록 공평하게 운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애인 학부모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정숙 강원도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장애 학생과 그 가족의 바람대로 특수교육원이 설립돼 무척 기쁘다"며 "시군 어느 곳 하나 소외되지 않게 운영하고, 특히 졸업 이후 사회로 나갈 학생들을 위해 직업교육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도 "3개 지역에 특수교육원을 설치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장애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자 고민한 교육청에 감사하다"며 "분산 설치가 3배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원특수교육원 동시 설립 결정에 3개 지역 반응 '온도 차'(종합)
도 교육청은 특수교육 지원 필요성과 긍정적인 연구용역 결과, 도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접근성 등을 함께 고려해 춘천·원주·강릉 동시 건립을 결정했다.

특수교육원 세 곳에서는 지역 중심의 맞춤형 직업 체험 프로그램과 장애 이해 체험 교육 등을 공통으로 운영하면서 각 지역에서는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춘천에는 미래교육과 보조공학을, 원주는 진로·직업교육을, 강릉에서는 가족 지원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신경호 교육감은 "행정적인 면에서 본원과 분원의 역할이 있을 뿐 기능적인 면에서는 모두 동등하다"며 "이번 결정은 오직 학생만을 생각했으며 정무적인 판단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