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중앙부처 중 처음으로 자율좌석제 사무실을 마련하고 복장도 자율화한다. 호칭은 ‘OO님’으로 통일한다. 스타트업과 같이 자율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해 혁신을 일으켜보자는 취지에서다. 공직 사회에서는 이례적으로 ‘파격 실험’에 나선 것이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디지털 교육기획관 사무실 일부를 이달부터 자율좌석형으로 바꿔 운영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디지털 교육기획관은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을 교육 활동에 접목하는 에듀테크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지난해 ‘스마트한 업무공간 활용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앞으로 직원들은 출근할 때마다 정해진 좌석이 아니라 자율좌석 예약 시스템으로 원하는 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다. 업무용 컴퓨터도 데스크톱 대신 노트북을 쓴다. 직원 48명에게 지급된 개인 노트북 ‘온북’은 정부 클라우드인 ‘온나라 G드라이브’와 연결돼 있다. 이 클라우드를 이용해 자료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고 인터넷만 접속되면 어디서든 자료를 불러올 수 있다.

업무 공간뿐 아니라 호칭도 바꾼다. 회의실 중 한 곳인 ‘디지털 교육전환룸(DXE룸)’에선 서로 다른 직급과 나이의 직원들이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국장님’ ‘과장님’ 대신 ‘OO님’으로 이름을 부른다. 카카오 등 IT 기업에선 고위 임원도 영어 이름으로 부르는 사례가 있었지만 공직 사회에선 이례적인 시도다.

다만 교육부 모든 업무 공간에서 호칭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직원들의 의견을 받아 우선 특정 회의실에서만 시범적으로 호칭을 바꿔보기로 했다”며 “이후 평가를 통해 다른 공간에서까지 호칭을 변경할 수도 있다”고 했다.

업무 분담 방식도 바꿨다. 위에서 아래로 업무를 내려주는 게 아니라 특정 업무에 참여를 원하는 직원이 직접 업무에 자원하는 ‘과제 탑승제’다. 직원들이 다양한 업무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개인 역량의 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한다.

이번 교육부 업무공간 혁신에는 좌석 예약 시스템에 쓰인 예산 2억5000만원 등 총 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행안부는 사무공간이 조직 문화와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 보고 업무공간 혁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교육부에 이어 올해는 통일부와 산림청이 대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